[중소벤처기업]육골분 생산 40년… 친환경 기술로 축산업 발전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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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엠앤티

사료용 육골분과 유지 및 비료용 골분을 생산하는 ㈜홍창엠앤티는 1975년 설립된 이 분야 국내 1세대 기업이다. 생산품인 골분은 사료용과 비료용으로 쓰이며 국내 산업의 필수 품목이다. 홍창엠앤티의 친환경유기농자재 인증을 받은 골분은 화학비료가 아니기 때문에 땅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오로지 열처리만을 통해 골분을 생산해내는 홍창엠앤티는 규격화된 품질의 육골분 생산능력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홍창엠엔티의 배합사료 원료용 육골분
㈜홍창엠엔티의 배합사료 원료용 육골분
홍창엠앤티의 주 생산품은 사료용 유지와 동물성단백질의 주원료인 육골분(골분)으로 국내 축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육골분 시장의 80%를 홍창엠앤티가 점유하고 있다.

육골분이란 도축 후 나오는 부산물(뼈, 생지)을 렌더링 처리해 기름을 빼고 남은 고형분을 분쇄한 것을 의미한다. 홍창엠앤티는 렌더링 처리방식을 개발하여 100% 수입에 의존하던 육골분을 국내 최초로 생산해 배합사료공장에 납품하게 되었다. 규격화된 육골분을 대량으로 처리하면서 이 분야에서 산업규모를 더 키워갈 수 있게 됐다. 비로소 산업으로서 의미와 규모를 갖춘 것이다.

압착기 및 원심분리기.
압착기 및 원심분리기.
사료용 원료가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홍창엠앤티와 같은 렌더링 업체는 국가에서 꼭 필요한 기업이다. 홍창엠앤티 장근호 대표는 “우리가 육류를 섭취하는 한 발생하는 부산물들을 재가공 처리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부존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홍창엠앤티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우수재활용제품에 인증하는 GR(Good Recycled)마크도 보유하고 있다.

경북 영천에 위치한 ㈜홍창엠앤티 본사 사무실 전경.
경북 영천에 위치한 ㈜홍창엠앤티 본사 사무실 전경.
또한 작년 정부지원과 홍창엠앤티의 기술력을 더해 가금류 관련 렌더링 처리시설을 준공하여 가축전염병으로 살처분한 가축을 매몰 대신 렌더링 작업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회사로 거듭났다.

현재 홍창엠앤티 매출의 60∼70%는 사료용유지가 차지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육골분이 차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사료시장은 굉장히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향후 사업다각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창엠앤티는 품질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해 고품질의 유기질비료 시장 쪽을 개척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서 육골분 생산업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냄새나는 회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홍창엠앤티는 사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악취방지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육골분 사료 시장에서 보다 산업규모를 키운다는 게 장 대표의 오랜 구상이다. 그는 아버지 장지식 회장의 뒤를 이어 2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8년 입사해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배웠다.

또한 장 대표는 ‘오늘의 도전은 내일을 연다’는 사훈 아래 함께하는 노사 문화 정착, 환경친화적인 기업경영, 기업가치의 극대화 등을 실천하고자 전 직원들과 함께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늘 편안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던 아버지를 보며 자신도 결국 회사의 주인은 직원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장 대표는 지금도 직원들과 친근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가족처럼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 2세 경영에 대해 마치 부를 대물림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사실 ‘가업을 승계한다’는 장인 정신을 가지고 기업을 이끄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장 대표는 “결국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은 또 있다. 국내에서 꼭 필요한 렌더링 시스템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이다. 앞으로 산업을 보다 키우고 가꾸겠다는 생각이 뚜렷하다. 또한 장 대표는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아버지께서도 항상 선행은 남모르게 하라고 가르쳐주셔서 지금까지 조용히 활동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장근호 대표 인터뷰
“직원이 우선… 장기근속자 해외여행 지원”

경북 영천시에 위치한 홍창엠앤티에는 유독 장기근속한 직원들이 많다. 장지식 회장의 ‘사람 관리가 가장 우선이다’는 경영철학이 현장에 뿌리내린 덕분이다. 이를 계승하고 있는 장근호 대표. 그는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와 농담을 나누는 친근한 최고경영자(CEO)다.

“힘든 생산직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현장을 존중하고자 하는 저의 마음입니다.”

그는 결국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이러한 철학은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의 장기근속 우수직원을 포상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홍창엠앤티는 직원의 학자금 지원과 더불어 지난해부터는 장기근속 직원에 대해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도 보내주고 있다. 처음에는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해당되는 직원이 너무 많아 30년 이상 직원부터 보내주기 시작했을 정도다. 장 대표는 앞으로도 직원들을 믿으며 기쁨도 함께 나누는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착실하게 가업을 잇는 그에게 어려움을 묻자 “정책 분야에선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책이 갑자기 변화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행정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어 중·단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법인세 인하보다는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금은 모두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마땅한 문제지만, 중소기업에게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들은 꼭 풀어 건강한 중소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실업난이 심각한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아직도 사람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홍창엠앤티는 가족 같은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는데, 우리 같은 강소 중소기업들이 많이 알려지면 청년 실업난도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이 많지만 장 대표는 좌절하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올해 지난해 대비 10∼15% 이상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세대를 이끌기 위해선 산업의 기초인 제조업이 힘을 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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