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바다의 ‘검은 반도체’ 김을 세계인의 식탁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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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해상사㈜

국내서 처음으로 조미김을 선보인 업체가 있다. 세계시장에서 일본의 ‘노리’를 몰아내고 김이라는 이름으로 식탁에 오르게끔 한 국가대표 수산물 전문기업이 50년 역사를 넘어 100년 역사를 향하고 있다. ‘수산물의 검은 반도체’ 김의 신화를 이끄는 기업 삼해상사㈜가 바로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김을 알리는 대표 브랜드 ‘명가김’으로 더 잘 알려진 회사다.

대한민국 김을 알리는 대표 브랜드 ‘명가김’으로 알려진 삼해상사는 김 특유의 식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해상사 김세트 상. 삼해상사 제공
대한민국 김을 알리는 대표 브랜드 ‘명가김’으로 알려진 삼해상사는 김 특유의 식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해상사 김세트 상. 삼해상사 제공
현재 삼해상사를 진두지휘하는 김덕술 대표는 지난 8년간 김산업연합회의 초기 회장부터 3대에 이르기까지 회장을 연임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동안 국내 김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무엇보다 지난해 수출 5억 달러를 넘기면서 국산 수산물의 수출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김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옴과 동시에 수출 성과를 낸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식품으로서 김의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동시에 맛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진행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산 김이 세계인들이 소비하고 있는 가치 있는 먹거리 식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강조해온 원칙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그는 소비자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늘 앞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 소비자들은 우리와 기호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접목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과 특히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 공급에 노력했다. 김이 해외에선 저칼로리 건강 스낵으로 알려진 것도 소비자 중심 마인드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아이디어였다.

대한민국 김을 알리는 대표 브랜드 ‘명가김’으로 알려진 삼해상사는 김 특유의 식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북 부안2공장 전경 사진. 삼해상사 제공
대한민국 김을 알리는 대표 브랜드 ‘명가김’으로 알려진 삼해상사는 김 특유의 식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북 부안2공장 전경 사진. 삼해상사 제공
다음으로 원재료와 생산자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해왔다. 김은 1차 상품으로 원료 장악이 중요하다. 그는 생산자인 어민들 관리와 다양한 김의 공정개선 등 생산자들과 흐름을 파악해 유지할 수 있는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삼해상사의 대표로서 직원들에게 충실했던 점도 성공요인이었다. 그는 항상 “직원들과 함께 간다”는 말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말뿐만이 아니라 인센티브 제공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칙을 요약하면 김 대표의 철학과 소신이 드러난다. 그는 김만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가 30년 동안 삼해상사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고객 △원재료·생산자 △직원 이 세 가지 기본에 충실하자는 목표를 정하고 끊임없는 도전을 했더니 실패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신제품개발로 신시장을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100년 기업을 꿈꾸는 그는 자신이 없어도 회사가 잘 운영돼야 한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그에게 남은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아직 국산 김산업은 갈 길이 멀다”며 “현재 국내엔 김 회사가 270여 곳이 있지만 모두 영세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의 장점, 축적된 자료들을 데이터로 활용하는 등의 기초연구를 할 수 있도록 ‘김산업연구소’를 만들어야 우리나라 김산업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며 연구소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과 함께 상생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김덕술 대표 인터뷰
“각종 품질인증 획득… 국산 김, 글로벌 위상 커질 것”

“우리 김이 갖고 있는 특유의 식감을 잘 알리면 글로벌 아이템으로서 위상이 커질 겁니다.”

삼해상사는 최근 새 공장을 열고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스낵쪽이다. 그는 해외 기존 시장을 우선 공략한 뒤 신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그가 자신 있게 신사업을 밀어붙일 수 있는 배경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숨어 있다. 그는 2년 전에 연구소를 만들었고 시설 투자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예전 회사 근처 매장 터를 팔아 새 공장을 산다고 하니 다들 말렸는데 우리가 할 일은 김만 생각하는 것이라 보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 해왔다며, 해양수산부의 유기식품 인증과 미국의 안전 먹거리 인증마크인 USDA, 수산물이력제 시행, HACCP(위생관리체계), KSA(코셔마크로 유대인의 율법에 따라 처리 가공된 식품에 주는 인증), HALAL(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공·처리된 식품에 부여하는 인증) 등의 품질인증을 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국산 김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 김 생산량의 55%가 나온다”며 “우리 김은 돌김도 있고 파래김도 있고 두께도 여러 가지라 다양성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사회환원사업으로 6년 전부터 부안 김 공장에서 장애우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 근로 작업장 지원을 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김#삼해상사#김덕술 대표#검은 반도체#김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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