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올빼미 공시’ 쏟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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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 등 증시 휴장 틈타 수출지연 등 ‘악재 털기’ 꼼수

연말 연초 주식시장의 장기 휴장을 앞두고 ‘올빼미 공시’가 쏟아졌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연휴 기간을 노려 악재성 공시를 털어내려는 상장기업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는 지난해 12월 29일 지난해 영업이익을 3401억 원 흑자에서 919억 원 영업손실로 정정 공시했다. 또 2013년 이라크 국방부와 체결한 1조 원대 훈련기 수출 계약이 납품 지연으로 수정 협의 중이라고도 공시했다. 회사 측은 실적 정정에 대해선 금융감독원 감리 등을 고려해 매출을 책정하는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휴장 기간에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계약 해지 공시도 잇따랐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날 공시를 통해 2015년 체결한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수주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해지 금액은 2000억 원이 넘는다. 대우건설도 전날 장 마감 후 이라크 아카스 가스중앙처리시설 공사 계약이 현장 안전문제로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약 8591억 원으로 대우건설 2016년 매출의 약 7.7%에 이른다. 이 밖에 케이엠더블유, KR모터스, 메디포스트 등도 기존 투자계약이 미뤄졌다는 내용의 정정 공시를 발표했다.

이처럼 연말에 악재성 공시가 몰리는 것은 기업이 발표를 미루다 감사를 앞두고 마지못해 공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나 금융 당국은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빼미 공시#증시#휴장#투자#상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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