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창립 50주년]수출유망 ‘K-푸드’ 발굴-육성… 올해 브라질에 과일 첫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농수산물

올 9월 울산원예농협의 ‘울주배’로 가득 찬 컨테이너가 브라질행 화물선에 선적됐다. 국산 과일이 최초로 브라질에 수출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수출통관이 쉽지 않고 먼 거리 수송에 따른 비싼 물류비용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약해 남미 지역으로의 신선 과일 수출은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2004년부터 브라질 정부와 수십 차례에 이르는 검역회의와 농업장관회담 등 다양한 경로로 노력했고 여기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시장 개척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지난해 10월에는 1400박스, 7.1t 규모의 한국산 팽이버섯이 중국 칭다오의 aT물류센터에 입고됐다. 현지 도매상들의 무분별한 덤핑 판매 등으로 유통질서가 무너져 막혀있던 수출길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열린 것이었다. 한 번 막혔던 수출길이 다시 뚫린 건 aT의 현지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한 시장 개척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농수산식품 수출지원 전담 기관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에서 가전제품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산품을 수출하는 우리에게 국내산 농수산물 수출은 비교적 낯선 일이다. 하지만 aT는 위와 같이 국내산 농수산물의 수출을 30년 동안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1987년 무역부를 신설해 농식품 수출 지원을 시작한 aT는 정부의 농식품 수출육성정책에 따른 수출지원 전담기관으로서 수출 기반 조성, 수출 성장동력 창출, 해외 마케팅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농수산식품은 생산단계부터 상품화, 검역 및 통관, 현지 유통, 소비자 구매까지 수출 과정이 매우 복잡한데 aT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부터 수출국 현지 소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2000년대 이후 국산 농식품 수출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16년 86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aT의 다양한 지원 체계와 홍보가 큰 도움을 준 덕분이다. 14개 해외 지사를 통해 각국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고 이 정보를 국내 수출업체들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aT는 해외 정보에 목마른 업체들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키위나 노르웨이의 연어처럼


당조고추, 샤인머스켓, 현미 발효쌀, 인삼칩, 고구마 가공제품, 건조 과일, 깐은행, 동결건조 이유식, 쌀강정, 이슬송이, 냉동 곤드레나물, 복분자즙, 유자에이드 베이스, 새싹인삼, 찰보리….

2016년부터 aT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클 K-푸드(FOOD) 프로젝트’의 15가지 품목이다. 미래클 프로젝트란 뉴질랜드의 키위나 노르웨이의 연어처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표 품목을 찾는 사업이다. aT는 국내·외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유망품목을 추천받고 있으며, 국산원료 사용비중, 품목의 차별적 기능, 수출국 예상수요 등을 평가하여 품목을 지정하고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백진석 aT 식품수출이사는 “수출유망품목을 발굴하고 기능성 검증 등 개별업체가 스스로 하기 어려운 세일즈 포인트를 발굴하여 해외시장을 개척함으로써 한국 농식품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aT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람회를 통한 한국산 농산물 홍보


박람회와 쇼를 통해 한국산 농산물을 널리 알리는 것도 aT의 중요한 업무다. 9월 농식품부와 aT는 국내 우수 신선 농산물 수출기업 18개 업체와 함께 ‘2017 홍콩 국제신선농산물박람회(AFL)’에 참가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홍콩 AFL은 세계 각국의 바이어가 모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신선농산물 전문박람회다.

한국이 선보인 딸기, 샤인머스킷, 배, 포도, 단감, 홍로사과에 동남아뿐만 아니라 호주, 영국, 스페인 등 세계 각지 바이어의 관심이 모아졌다. 새롭게 선보인 새싹인삼은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중화권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박람회 기간 동안 상담 실적은 약 4000만 달러에 이른다.

10월에는 한국 베지테리언 식품의 싱가포르 시장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 선텍시티 쇼핑몰에서 70여 개 품목으로 구성된 ‘K-베지테리언 푸드 쇼’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의 11%가 채식주의자로 추산되고 있으며, 다양한 민족의 요리가 발달해 한국 베지테리언 식품 수출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현장에서 도라지배즙, 채식라면, 쌀과자, 우리밀 초코파이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해외에 쌀 원조


올해 5월 한중일 및 아세안의 역내 쌀 비축기구인 애프터(APTERR)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쌀 750t이 해외원조용으로 지원됐다. 캄보디아에 250t, 미얀마에 500t이 전달된 쌀 해외 원조를 주관한 곳이 바로 aT였다. 농식품부는 이날 자료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돋움한 우리나라가 해외에 쌀 원조를 개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k-푸드#울산원예농협#농수산식품#미래클 k-푸드#a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