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칼럼]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한국 기독교가 가야 할 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옥수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지금의 한국 기독교는 폐쇄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파와 교단의 틀에 갇혀 특정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교회는 이단시하기도 한다. 가슴 아픈 기독교의 현실이다. 쉽게 말해 자기와 다르면 틀렸다고 단정 짓는 식이다.

500년 전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주장했을 때 ‘오직 성경으로, 오직 은혜로, 오직 믿음으로’ 돌아가자고 했는데, 5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기독교는 성경과 은혜, 믿음이 아닌 교파와 교단이 기준이 되어 버렸다. 결국 한국 기독교 목회자들은 성경을 잘 보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성경에서는 죄 사함을 어떻게 받는지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로마서 3장 23절, 24절에 있는 말씀이다. 실제로 죄는 회개하고 자백해서 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말미암아 은혜로 씻어진 것이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이런 설교를 하면 배척을 당한다.

올 3월 미국 뉴욕에서 교파를 초월해 46개국에서 온 750명의 목회자들이 함께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이런 죄 사함의 말씀을 전했을 때 많은 목회자들이 깜짝 놀라며 함께하자고 마음을 모았다. 500년 전 종교개혁의 외침처럼 오직 말씀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에 교단과 교파를 넘어 하나가 되는 것을 경험했다.

교단이 다르다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교단은 성경 말씀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교단을 잣대로 이단 시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한국 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말씀으로 돌아가 서로 존중하고 토론하며 함께 신앙의 진보를 이루는 것이 종교개혁을 맞이한 한국 기독교의 과제일 것이다.
#기독교#박옥수 목사#한국 기독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