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크레베 “亞 문화트렌드 리더인 한국에 에스티듀퐁 남성슈즈 첫 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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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알랭 크레베 CEO 방한

22일 만난 알랭 크레베 에스티듀퐁 CEO는 “슈퍼마켓처럼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엔 반대하지만, 신발처럼 새로운 제품은 고유의 헤리티지를 살리면서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2일 만난 알랭 크레베 에스티듀퐁 CEO는 “슈퍼마켓처럼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엔 반대하지만, 신발처럼 새로운 제품은 고유의 헤리티지를 살리면서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0년 전 일본이 갖고 있던 아시아권의 문화 트렌드 리더 역할이 지금은 한국으로 넘어갔습니다. 명품업체로서도 한국이 테스트 마켓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프랑스 명품업체 ‘에스티듀퐁’의 알랭 크레베 최고경영자(CEO·57)가 평가한 한국 시장의 매력이다.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크레베 CEO는 “듀퐁에 한국은 프랑스, 중국과 더불어 3대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명품시장이 반부패 정책으로 움츠러들면서 한국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도 했다.

에스티듀퐁은 올해 처음 남성 신발 시장에 뛰어들었다. 첫 선택지는 한국이었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등에 9곳의 단독 매장을 열고 판매에 들어갔다. 연말까지 매장 4개를 더 오픈할 예정이다. 크레베 CEO의 방한도 신규 신발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크레베 CEO는 한국을 택한 이유로 수요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신발 시장은 한국산과 수입 제품으로 나뉘어 있는데 둘 사이 가격차가 크다. 수입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원하는 중간 세그먼트를 듀퐁이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화 예술적으로 서울이 스타일리시한 도시로 계속 조명받는 것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신발은 가죽 가방으로 시작한 에스티듀퐁 브랜드의 ‘재건’과도 맞닿아 있다. 에스티듀퐁은 가죽 가방·지갑, 액세서리, 필기구, 라이터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1872년 시몽 티소 듀퐁이 설립한 후 70년간 상류층을 위한 가죽 여행가방으로 명성을 얻었다. 1940년대 가스라이터를 출시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크레베 CEO는 본인의 듀퐁 명함지갑, 펜, 라이터를 모두 꺼내 보여줬다. 그는 “듀퐁은 가죽 제품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가죽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신발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했다.

듀퐁 신발은 한 겹씩 수공으로 염료를 덧입히는 ‘파티나 공법’과 옻나무 껍데기의 수액을 입혀 광택감을 내는 ‘천연 옻칠 기법’을 도입했다. 국내 최초로 ‘비스포크’(개별 맞춤 주문 제작) 시스템으로 만드는 신발인 ‘코망드’ 라인도 선보였다. 모든 제품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만든다.

에스티듀퐁은 약 2년 전부터 한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크레베 CEO는 “현재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되는 소품과 중간 가격대 제품들이 온라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알랭 크레베#에스티듀퐁#남성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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