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등기이사이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사진)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나섰다.
8월 3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가전전시회 ‘IFA 2017’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현지 기자간담회. 윤 대표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상당 시간 자신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털어놓으며 “무섭다. 두렵다”란 표현을 되풀이했다. 삼성전자 사장이 공개석상에서 이재용 부회장 부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 대표는 삼성전자가 최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한 곳을 사들이려다 막판에 의사결정이 늦어져 결국 실패한 사례를 공개했다. 굵직한 인수합병(M&A) 및 투자 적기를 놓칠 것에 대한 현장의 우려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개의 사업 부문으로 나뉘어 있는 삼성전자를 여러 척의 어선이 공동 작업을 하는 선단(船團)에 비유했다. “저는 한 어선의 선장일 뿐이다. 선단장 없이 어선들이 고기를 잡으러 간다고 생각해 보라. 사업구조 재편이나 인수합병 같은 대형 투자는 어선 한 척의 선장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한 사람의 부재로 흔들릴 리가 있겠느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같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사업구조를 개편해야 하는데 각 부문 사업을 맡아 하는 전문경영인이 맡은 범위를 벗어나 3∼5년 뒤 비전을 위한 구조 개편을 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윤 대표는 “함대가 가라앉는 건 순식간”이라며 “잘되는 회사가 망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스스로 사업의 주인이라 생각하지만 이 부회장에 비하면 (주인 의식이) 1000분의 1이 안 될 것”이라며 “그런 오너십이 지금의 삼성을 이뤘고, 앞으로도 발전하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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