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채취 못해 건설대란 일어난다는건 공갈협박”… 김영춘 해수장관, 건설업계 강력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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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등 반발로 1월부터 채취 중단
업계 “수입 안돼 골재대란땐 큰 피해”… 국토부 “해수부와 합의점 도출 할것”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 논란과 관련해 “공갈협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건설업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해수부 장관의 이런 발언에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바다는 무주공산처럼 먼저 파헤치는 게 임자였는데 그건 곤란하다”면서 “건설업계가 골재 채취를 중단하면 건설대란이 일어난다고 언급하는 것은 공갈협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육상의 강변 모래를 쓰거나 동남아에서 저렴한 모래를 수입할 수 있는데 미리 대란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도 말했다.

건설업계와 수산업계는 남해 EEZ 구역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하는 문제를 두고 충돌해 왔다. 건설업계는 4대강 사업 등으로 육지에 쌓여 있는 모래를 쓰는 것보다 저렴하다면서 바닷모래를 채취해 왔다. 이에 수산업계가 어업활동에 지장이 많다고 반발하면서 올 1월부터 채취가 중단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수부와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해 나갈 계획”이라며 “민간협의체를 통해서도 조율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남해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됐을 때 부산, 울산, 경남 일대 10개 현장의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며 “바닷모래는 아직 해외에서 수입이 안 돼 골재대란이 벌어지면 피해가 크다”며 김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현재 부산 경남 지역 건설현장은 서해 등 다른 지역에서 채취한 바닷모래를 쓰고 있다. 하지만 운송 거리가 멀어 m³당 1만2000∼1만3000원 수준이던 모래 가격이 최근 1만5000원까지 뛰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정임수 기자
#바닷모래 채취#중단#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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