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시장 ‘럭셔리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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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수주전 치열해지자 마감재 등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
브랜드 이미지에도 도움 ‘일석이조’

재건축 단지 수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고급화 전략을 승부수로 띄우고 있다. 공용 로비나 승강기 등에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물론이고 단지 내에 정원, 사우나, 골프장 같은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재건축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산이다.

최근 건설사들의 고급화 경쟁이 치열한 곳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지구다. 개포주공2단지 조합은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승강기나 외장 장식재 등을 고급 제품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봉기 개포2단지 재건축조합장은 “단지 고급화는 일반 분양자는 물론 조합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투자”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분양한 개포주공3단지를 고급 단지로 재건축하며 별도의 고급 브랜드명인 ‘디에이치(The H)’를 처음으로 적용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분양했다.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고급화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은 2013년 서울 서초구 반포지구다. 대림산업은 당시 신반포1차와 신반포5차를 재건축하며 ‘아크로’라는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 전략이 먹혀들면서 강남권 곳곳에서 재건축 고급 브랜드 바람이 불었다.

건설사들이 고급화 전략을 택하는 이유는 재건축 단지 수주가 건설사들의 ‘알짜 먹거리’로 떠오르며 수주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나오는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지가 서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에 있어 택지에 공급되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 수주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지역에서 고급 이미지를 굳히게 되면 회사와 브랜드의 이미지가 좋아져 다른 지역의 분양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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