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伊기업 ‘엑소르’ 이사진서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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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4명 교체… 이유 설명은 없어
재계 “삼성 글로벌사업 확장 타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사진)이 이탈리아 투자전문 기업 ‘엑소르(EXOR)’ 이사진에서 빠졌다. 엑소르는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지주회사다. 이 부회장은 2012년 5월부터 엑소르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엑소르는 5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4명을 교체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존 엘칸 엑소르 회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이사직을 내려놓은 멤버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이들의 현명한 조언 덕분에 지금의 엑소르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사진에서 제외되는 구체적 이유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엑소르는 다음 달 30일(현지 시간) 주주총회를 열고 이 안건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엑소르는 피아트 창업주인 아녤리 가문이 설립한 투자 전문회사다. 피아트 계열사 지분 관리 및 글로벌 금융회사 위주의 지분 투자 사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 등 유명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80억 달러(약 9조3600억 원)에 인수한 미국 자동차 전장(電裝) 및 카오디오 업체 하만의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구속 기소되면서 정상적인 이사회 활동이 어려워진 것이 엑소르 사외이사에서 물러나게 된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엑소르 이사회에는 출국금지 조치로 불참했다. 2월 구속 수감되면서 이달 5일 열린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엑소르 사외이사직을 맡아온 5년 동안 엑소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엘칸 회장으로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노하우를 전수받고 장기적 협력 방안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엘칸 회장 및 피아트와 쌓아온 인연이 삼성전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적잖았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 부문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대형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총수가 구속되는 상황을 맞은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데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이재용#삼성#엑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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