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 5년… SK, 수출기업으로 날아 올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창립 64주년 맞은 SK그룹

‘내수 기업에서 수출 기업으로….’

5년 전 인수한 SK하이닉스가 SK그룹의 체질을 ‘수출 주도형’으로 바꿔 놓았다. 정유와 석유화학 등 에너지 부문과 함께 그룹의 ‘양 날개’인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매출액의 절반을 수출로 거둬들이고 있다. 8일로 창립 64주년을 맞은 SK그룹은 더 이상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지 않게 됐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C&C사업, SK플래닛 등 그룹 내 ICT 계열사들은 지난해 총 37조400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 중 17조 원(45.5%)이 수출액이었다. 지난해 ICT 부문 수출액은 그룹 전체 수출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저유가 기조로 에너지·화학 부문 수출액이 줄어드는 사이 ICT 부문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준 것이다.

2011년만 하더라도 SK그룹 ICT 부문의 전체 매출액 17조6000억 원 중 수출이 1300억 원(0.7%)에 불과했다. SK텔레콤이 2000년대에 미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SK㈜ C&C사업도 주로 그룹 일감이나 국내 공공사업에만 주력했다.

2012년 3월 새 식구가 된 SK하이닉스의 ‘수출 중심’ 사업 방향은 다른 ICT 계열사로도 전염됐다. SK㈜ C&C사업은 지난해 7600억 원을 수출했다. 2011년 대비 약 7배로 늘어났다. SK플래닛의 경우 2013년 터키, 2014년 인도네시아, 2015년 말레이시아 등 해외 오픈마켓 시장에 잇달아 진출했다.

SK그룹 전 계열사의 지난해 수출액 합계는 524억 달러(약 59조7400억 원). 한국 전체 수출액 4954억 달러(약 564조7600억 원)의 10.6%나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에너지·화학 중심의 사업구조만으로는 시장 정체에 따른 ‘슬로 데스’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그룹을 에너지-ICT ‘투톱’ 체제로 재편한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적극적인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으로 해외 진출 및 수출을 늘려나간 것도 마찬가지다.

SK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인 7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에 편입되기 전 연간 투자금액 3조5000억 원의 두 배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이달 초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AI사업단을 신설했다. 5세대(5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차 등에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웠다. SK㈜ C&C사업은 미국 IBM의 왓슨 기반 AI 기술 ‘에이브릴’을 국내 의료 분야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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