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꽃 창업가 아낌없이 지원… ‘꽃 사장님’으로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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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aT ‘에이티움’ 프로그램
화훼 창업가들에 매장 무료 제공… 5개팀 14명 창업 꿈 이뤄

에이티움 3기 운영자로 선정된 디바즈의 김경화 대표(왼쪽)와 오아시스 김민지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매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에이티움 3기 운영자로 선정된 디바즈의 김경화 대표(왼쪽)와 오아시스 김민지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매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꽃 선물은 받을 땐 기분이 좋지만 금세 시들어 처치가 곤란할 때가 많다. 드라이플라워를 판매하는 ‘오아시스’의 김민지 대표(23·여)는 친구들의 이런 고민에 주목했다. 꽃을 오래 보관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꽃의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학에서 환경원예를 전공한 덕에 꽃을 이용한 상품 개발에는 자신이 있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의 아이디어를 더해 제품 구상까지 마쳤지만 문제는 창업 비용이었다.

그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화훼 분야 창업 청년들을 위해 마련한 에이티움(aTium)을 접하고 나서다. 에이티움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의 지하 매장을 청년 창업자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창업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을 지원해 일자리 창출과 화훼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오아시스의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은 시들거나 다친 꽃을 재활용하는 ‘플라워 수선’ 서비스다. 며칠 보관했다가 버릴 꽃들을 고객의 요청에 따라 드라이플라워나 주얼리 제품으로 다시 가공해 주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 ‘플라워샵 창업 일기’라는 웹툰을 올려 온라인 홍보도 시작했다. 김 대표는 “가게는 작업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실제 판매는 온라인에서 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 2기 에이티움에서 창업의 꿈을 이룬 청년은 14명(5개 팀)이다. 이들은 에이티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공방이나 사무실을 열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2기 졸업생인 임성웅 꽃빛공방 실장은 “매장 관리나 판매 등 이론 교육만으로는 배울 수 없었던 사업 노하우를 에이티움에서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T는 에이티움처럼 청년들이 화훼 산업에 진출할 기회를 더 늘려 갈 계획이다. 29일부터는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파는 것처럼 트럭에서 꽃을 파는 ‘플라워 트럭’을 통해 이들이 꽃 판매와 유통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aT는 트럭과 유류비 20만 원, 포장용 가방 등을 지원한다. 올해 5개월씩 2차례 시범 운영을 하고 내년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해영 aT 유통이사는 “화훼 분야에서 청년 창업이 성공하려면 꽃의 특성과 유통 과정에 대한 이해, 고객 유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청년 창업가들의 아이디어를 잘 살려 새로운 화훼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꽃#창업#에이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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