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뜻’ 앞세워… 롯데-SK, 면세점 재건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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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면세점 3차 대전
<상> 월드타워점-워커힐점

 《 서울시내 면세점 3차 대전의 최종 승자 결정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관세청은 17일 오후 5시에 서울지역을 포함해 부산, 강원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최종 발표한다. 이번 심사는 검찰의 면세점업체 로비 의혹 수사와 특검 및 국정조사 등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연관된 만큼 추후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깐깐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는 3회에 걸쳐 3차 서울시내 면세점 경쟁에 나서는 업체들의 전략 등 마지막 출사표를 살펴본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위쪽 사진)과 워커힐면세점 전경.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위쪽 사진)과 워커힐면세점 전경.
 3차 서울시내 면세점 심사의 관전 포인트는 지난해 11월 심사에서 사업권을 박탈당한 SK네트웍스와 롯데면세점의 사업권 재탈환 여부다. 당시 SK네트웍스와 롯데면세점은 각각 신세계면세점과 두산면세점에 사업권을 내준 바 있다. 두 곳 모두 그룹의 창업주가 ‘관광대국’을 이루고자 노력했던 점을 부각하며 면세사업자로서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워커힐면세점의 부활을 노리는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회장은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워커힐면세점은 수십 년간 국내 관광문화 발전 역사를 함께 해오며 중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 왔다”고 강조했다. 또 “워커힐면세점 부활을 통해 면세사업 발전과 관광한국의 미래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평소에도 최 회장은 SK그룹의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 최종건 회장이 워커힐호텔을 통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했던 뜻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SK네트웍스는 국내 관광인프라 조성을 위한 동북권 관광상품 개발 계획을 11일 발표했다. SK네트웍스는 모두투어와 손잡고 강원 춘천시 남이섬과 경기 가평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쁘띠프랑스를 포함한 숙박·쇼핑 연계 관광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워커힐호텔에서 출발해 가평군과 강원 춘천시 등을 하나의 코스로 구성하고, 한류체험과 웨딩촬영 등 다양한 전용 콘텐츠를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부활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워커힐호텔에 3만9700m²(약 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해 복합리조트 형태로 개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내년 상반기에 면세점을 다시 열면 매출 5000억 원을 넘기고,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국내 시내 면세점으로는 가장 넓은 중소·중견기업 전용 매장(6846m²)도 운영한다.

 최근 검찰로부터 면세사업자 선정 과정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시내 면세점 2차 심사를 앞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인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신 회장은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롯데면세점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될 수도 있으니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재심사 통과를 호소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잘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롯데는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30년 동안 노력한 롯데월드타워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에는 롯데월드타워에 괴테 동상을 세우기도 했다. 창업정신을 기리기 위해 신 총괄회장이 젊은 시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여주인공 ‘샤를로테’에서 ‘롯데’라는 사명을 지은 것과 연관해 추진한 프로젝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찾는 랜드마크가 될 롯데월드타워에 면세점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최종건#신격호#롯데#sk#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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