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사막 새우’ 5 t 수확… 육상 양식 신기원 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알제리 사하라 사막지대에 한국 기술로 세워진 새우양식연구센터의 야외 양식장. 작은 사진은 이곳에서 대량으로 수확한 새우다. 해양수산부 제공
알제리 사하라 사막지대에 한국 기술로 세워진 새우양식연구센터의 야외 양식장. 작은 사진은 이곳에서 대량으로 수확한 새우다. 해양수산부 제공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한국 기술로 세운 양식연구센터에서 새우가 대량으로 수확됐다.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사막에서 새우 시범 생산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대량 수확으로 한국 육상 양식 기술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알제리 와글라 주의 사하라 사막 지역에 건립된 새우양식연구센터가 최근 야외 양식장에서 마리당 평균 20g의 새우 5t을 수확했다. 이 센터는 2011년 국립수산과학원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시작한 ‘사하라 새우 양식 프로젝트’에 의해 세워졌다.

 한국은 600만 달러(약 68억 원)를 투입해 양식장과 연구동 등을 갖춘 10ha 규모의 센터를 지난해 8월 완공했다. 센터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새우 양식을 시작했으며 올해 1월 마리당 평균 23g의 새우 500kg을 시범 생산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대량생산에 대해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한국이 보유한 양식 기술로 세계 각국과 협력을 추진해 기술 전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막에서의 새우 양식은 ‘바이오플록 기술(BFT)’ 덕분에 가능했다. 바이오플록은 미생물을 활용해 물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새우의 먹이도 만드는 기술이다. 양식장에 한 번 물을 채우면 계속 정화해 재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보충할 필요가 없다. 버려지는 물도 적은 친환경 기술이다.

 이 기술은 국립수산과학원 같은 정부 기관과 국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육성 중이다. 2002년 설립된 수산물 양식 벤처기업 네오앤비즈는 충남 당진시 양식장에서 바이오플록 기술을 연구해 2013년 새우 양식에 성공했다.

 정부는 바이오플록 기술처럼 물을 순환시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에 다수의 육상 양식장을 세운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물을 재사용한다면 사막은 물론이고 산악 지대나 도시 한복판에서도 양식이 가능하다. 또 이런 기술을 다른 나라에 전파하거나 양식장을 세워주고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해수부는 이번 대량양식 성공을 기념해 26일 알제리 현지에서 ‘사막 새우양식 극한 환경의 극복’이란 주제로 한국-알제리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알제리 어업수산부 관계자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양식의 불모지인 사막에서 한국의 첨단 기술로 새우 양식이 성공한 것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어디서든 양식업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줘 고맙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시팜쇼#해양수산#양식업#새 먹거리#사하라 사막 새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