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손해볼것 같은 환불정책, 실제론 기업에 이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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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빠르게 물건을 결제할 수 있는 시대, 구매를 부추기는 ‘지름신’에 부응해 일단 ‘지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환불 정책이다. 즉 ‘물건을 받아보고 마음에 안 들면 ‘취소하면 된다’는 생각 자체가 사람들로 하여금 선뜻 결제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소매 유통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환불정책을 중요한 무기로 삼고 있는 이유다. 유연한 환불정책은 분명 구매에 따르는 위험 부담을 줄여주므로 뭔가를 살지 말지 망설이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환불하는 고객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수익성이 곤두박질친다. 따라서 소매기업들은 적정한 선, 즉 너무 많은 고객이 환불을 하지 않게 하면서도 매출을 증대시키는 정책을 찾고 싶어 한다. 이처럼 이상적인 환불정책을 찾아내기 위해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은 최근 한 연구를 통해 환불정책에 관한 논문 21건을 조사했다.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코리아 최신 호(2016년 10월 호)에는 이 연구에 대한 소개가 실렸다. 연구진은 메타 분석을 통해 환불정책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찾아냈다.

 첫째는 시간적 관대함, 즉 구입 후 비교적 시간이 오래 지난 뒤에도 환불할 수 있는가이다. 둘째는 환불을 얼마까지 해주는지와 관련된 금전적 관대함이었다. 셋째는 환불방식의 복잡성 여부와 관련한 수고에 대한 관대함이었고, 넷째는 어떤 제품까지 환불되느냐를 따지는 범위의 관대함이었다. 마지막으로 교환에 대한 관대함도 하나의 요소였는데, 환불 요청 시 현금이나 적립금으로 받는지 혹은 다른 제품으로 교환만 할 수 있는지 등이었다.

 이 연구를 통해 발견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관대한 환불정책으로 매출과 환불이 동시에 증가하더라도 환불금의 증가 폭보다 수익 증가 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이는 환불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유연한 환불정책이 소매기업에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환불정책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를 잘 활용하면 소비자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환불정책#기업#메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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