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7 추가손실 3조원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5일 03시 00분


내년 1분기까지 예상손실 발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올해 4분기(10∼12월)와 내년 1분기(1∼3월)에 추가로 예상되는 손실이 3조 원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14일 밝혔다.

 2011년 11월 이후 매년 가을 출시돼 이듬해 봄까지의 매출을 책임지던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올해는 전혀 팔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추정한 기회비용이다. 올해 4분기 손실액은 2조 원대 중반, 내년 1분기는 약 1조 원으로 추산됐다.

 12일 정정 공시한 3분기(7∼9월) 잠정실적에 반영한 직접 손실 3조5000억 원(1차 리콜 9000억 원가량+2차 리콜 및 단종 2조6000억 원)과 합치면 내년 초까지의 손실 규모가 7조 원에 달한다.

 회계 기준상 이번 발표는 공시 의무가 없는 사항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아직 실현되지도 않은 손실까지 예상해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영향에 대해 시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전망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앞둔 일종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더 많다. 이 부회장이 임시 주주총회(27일)를 거쳐 경영 전면에 나서더라도 당장 주력 제품 부재 속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미리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 4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주주들이 이 부회장을 상대로 ‘책임 경영’을 거세게 요구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조치는 이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해석이다.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그래도 삼성은 월드 클래스 브랜드’라고 공개 지지하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갤럭시 노트7 사태가 삼성전자 신용평가 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라고 발표하는 등 ‘그래도 삼성을 믿는다’는 시장의 분위기도 오너 등판을 앞둔 삼성그룹엔 적잖은 부담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국회의 ‘기업 때리기’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어두운 실적 전망을 앞세워 ‘기업 살리기’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으면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받을 기회도 생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노트7의 공백에 따른 실적 약세를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등 기존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조기에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S7 시리즈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손실을 메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갤럭시 노트7 이슈를 계기로 향후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는 등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을 마치고 12일 귀국한 이 부회장도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4일부터 시작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예약 판매가 빠르게 마감되면서 전작인 ‘아이폰6S’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4일 예약 가입 신청 시작 1분 만에 판매 대수 2만 대를 넘었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예약 가입한 고객에게 최우선 개통 혜택을 주는 ‘슈퍼패스(Super Pass)’를 통한 신청자도 1분 만에 7777명에 이르러 마감됐다. KT도 오전 9시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15분이 채 되지 않아 5만 대 사전 예약이 끝났다. SK텔레콤은 1차 온라인 예약 판매 물량이 20분 만에 매진된 데 이어 2차 판매도 1시간 만에 끝났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재희 기자
#삼성전자#갤노트7#예상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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