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물건 결제하고 5만원 현금 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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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상품 사면서 현금인출… 캐시백 서비스 10월부터 시범시행

 이달부터 미국 등 선진국처럼 편의점 계산대에서 10만 원까지 체크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물건 값을 계산하면서 필요한 현금도 동시에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코스트코나 홀푸즈마켓 등의 유통회사 매장에서 이 같은 ‘캐시백 서비스’가 널리 쓰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물건 값을 계산하면서 현금도 인출할 수 있는 ‘캐시백’ 서비스를 내년 1분기(1∼3월)에 도입하기로 하고 이달 중 일부 편의점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카드가 보편화됐지만 경조사비, 용돈 등 현금 수요가 여전히 있다는 게 금융당국이 캐시백 서비스를 도입한 직접적인 이유다. 소도시나 도서지역, 주택가 등에서는 은행 점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많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 도입되는 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이나 ATM을 가지 않고도 집 근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현금을 찾아 쓸 수 있다. 집적회로(IC)칩이 부착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 1만 원짜리 물건을 산 뒤 5만 원 캐시백을 요청하면, 계산원이 ‘물건값+현금+현금 인출 수수료’에 해당하는 6만여 원을 결제하고 현금 5만 원을 고객에게 주는 식이다. 결제 금액은 카드와 연계된 통장계좌에서 빠져나간다.

 시범 운영 기간엔 체크카드만 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출 금액은 하루 10만 원을 넘을 수 없다. 이달 중 신세계 계열 편의점 위드미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점 등 16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위드미에서는 당분간 KB국민 신한 우리 등 3개 은행 체크카드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GS25가 캐시백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캐시백 서비스 수수료다. 금감원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결정하되 공용 ATM보다 싸게 책정하도록 했다. ATM으로 은행 영업시간 이후 돈을 찾으면 500∼1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심야 시간(오후 11시 30분∼다음 날 오전 7시)에는 1100∼13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공용 ATM를 써야 한다. 위드미는 캐시백 수수료를 900원으로 책정했다. 구경모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경쟁이 촉진될 경우 장기적으로 캐시백 서비스 수수료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캐시배그 편의점#현금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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