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역대 최고…8월 18만 명 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1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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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중소조선업체에 다니던 최모 씨(35)는 임금체불이 잦아지자 이직을 염두에 두고 퇴직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적당한 일자리를 알아볼 생각이었지만 6개월이 넘도록 마땅한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업계 환경이 더욱 어려워졌고, 다른 직종 역시 경력직 채용을 크게 줄인 탓이다. 최 씨는 “영영 일자리를 못 구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업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2000명 증가했다. 장기실업자 증가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장기실업자 수는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8월(27만4000명) 이후 최대다.

장기실업자 수는 2013년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4년 이후 매달 평균 1만~2만여 명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증가폭이 3만~4만여 명으로 커진 뒤 지난달에는 6만 명대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8.3%로 20%대에 달했던 1999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조선·해운 업종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단기실업자가 점차 장기실업자로 내몰리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장기실업자 중 취업의지가 약한 사람은 노동시장에서 이탈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될 것이고, 일부는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취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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