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외압 의혹으로 잡음이 일었던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이 결국 연기됐다. 박영식 현 사장의 임기가 14일 끝난 상황에서 대우건설의 경영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대우건설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뒤이어 열기로 한 이사회도 취소됐다. 차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사추위는 21일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등 후보자 2명에 대한 최종 프레젠테이션(PT)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정할 예정이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산은 측 사추위원들과 사외이사들은 박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올릴지에 대한 의견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 과정에 정통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은 박 전 사장에 대해 반대했고 19일 저녁까지 (박 전 사장 문제에 대해) 양보할 뜻을 보였던 산은 측은 20일 다시 강행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이 A건설 회장을 통해 친박(친박근혜) 실세들에게 줄을 댔는데, 해당 인사들이 최근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가 선임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는 소문도 있다”며 “최종 2명만이 아니라 1차 후보 5명 가운데서 사장이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사추위는 5월 내부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을 결정하기로 하고 최종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지난달 24일 돌연 입장을 바꿔 외부 인사를 포함한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를 놓고 대우건설 안팎에서 유력 정치인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본점에서 열린 ‘2016년 상반기 경영 설명회’를 마친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니고, 마지막 후보들을 두고 더 숙고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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