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소재 스타벅스 광화문점. 전국 스타벅스 ‘톱(Top)5’ 매출을 기록하는 이곳에서 직원들은 연신 “사이렌오더로 결제하신 ○○번 고객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를 외쳤다. 이날 사이렌오더(스타벅스 선(先)주문 서비스명)로 호명받은 손님들은 대개 젊은 여성들이었다.
직장인 박지혜 씨(36·여)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줄 서는 수고도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매장 방문 전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결제를 마친 뒤 음료 등을 바로 받아 가는 일명 ‘선주문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 선주문, 20, 30대 여성 중심으로 급성장
선주문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덕분에 한국에서 유독 급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가 2014년 5월 한국에서 먼저 개발된 후 미국 캐나다 영국 등으로 보급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또 SK플래닛이 2014년 10월 선주문 서비스 ‘시럽오더’를 선보인 이래 많은 해외 사업자가 이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선주문의 주 사용층은 20, 30대 여성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사이렌오더 사용자 가운데 20, 30대의 사용실적(2016년 1월 기준)은 80%에 달한다. 주로 사용되는 곳은 서울의 경우 광화문 일대, 판교 등 ‘오피스 밀집 지역’과 이화여대, 대치동 등 ‘대학가 및 학원가’였다. 이곳에서는 하루 사이렌오더 주문량의 약 50%가 출근시간대(오전 8, 9시), 점심시간대(낮 12시∼오후 1시)에 몰려 있었다. ○ 커피서 치킨까지 품목 확대
업계에서는 선주문이 인기를 끌자 품목을 확대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SK플래닛의 시럽오더는 2014년 10월 제휴 브랜드 4개(매장 10곳), 메뉴는 커피 등 100여 품목으로 시작했다. 이후 선주문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은 제휴 브랜드 300여 개(매장 7100여 곳), 메뉴는 치킨과 보쌈, 부대찌개 등 13만2280개(6월 기준)로 크게 늘었다.
선주문은 수요가 몰리는 제품을 먼저 확보하는 데도 요긴하다. GS25는 점심시간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들로부터 ‘먹고 싶은 도시락이 떨어지고 없다’는 불만을 많이 들어 왔다. 이에 3월부터는 ‘나만의 냉장고’라는 앱에서 도시락 선주문을 받은 뒤 고객이 원하는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 결과 도시락 주문량은 3개월 만에 520%나 늘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선주문으로 미리 결제가 이루어짐에 따라 구매자가 예약만 하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No Show)’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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