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소 ‘수주 절벽’ 현실화…올해 누적수주 세계 6위로 추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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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1~5월 선박 수주 누계 실적이 세계 6위로 떨어지면서 ‘조선 강국’의 체면을 구겼다. 지난달 수주한 선박은 불과 4척에 그쳐 베트남에도 뒤졌다.

2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회사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모두 156척, 498만CGT로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14척, 27만CGT로 중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일본에 이어 6위였다. 1위는 정부가 나서 자국(自國) 선사들을 지원하고 있는 중국이 차지했다. 지난달은 독일이 8척을 수주해 1위였으며 한국은 4척을 수주해 루마니아(9척)과 베트남(6척)에도 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발주량을 감안해도 세계 6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선박을 발주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해외에서 일감을 따와야 하는데 세계 경기 부진으로 해외 발주량 규모가 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크루즈선은 꾸준히 발주가 이뤄지고 있으나 한국은 건조 경험이 많지 않아 여기서도 배제되고 있다. 최근 진행 중인 구조조정으로 한국 조선업체의 대인 신인도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경우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이 주문했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4척에 대한 발주 취소를 최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수주 취소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전체 수주 잔량에서는 국내 빅3 조선소가 세계 1, 2,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같은 수주 가뭄이 지속되면 수주 잔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잔량 순위도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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