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권단 7000억 출자전환

  • 동아일보

“용선료 인하” 조건부 의결… 대주주 지분 7대 1 감자 결정
STX조선 법정관리 25일부터 논의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상선 채권단은 24일 조건부 출자전환을 의결했다. 또 KDB산업은행은 25일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채권단 회의를 소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은 17일 채권단협의회 안건으로 올린 7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회장의 지분을 7 대 1로 감자하는 내용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은 1% 밑으로 내려가고 채권단 지분이 약 40%로 늘어나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최대 주주(현 회장 및 특수관계인 26.1%)다. 현 회장은 이미 등기이사직은 내려놓은 상황이다.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를 단서로 한 조건부 출자전환이라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채무조정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조건부 출자전환을 의결한 것은 현대상선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내 용선료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이 의결됐는데도 용선료 협상에 실패할 경우에는 은행권의 채무 재조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건부 자율 협약은 파기되고 현대상선은 법원 주도의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 또 3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 용선료 협상을 끝내지 못하면 회사채 투자자들의 출자전환을 이끌어 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채권단 회의가 25일 소집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이 심각한 위기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며 “25일 법정관리 돌입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한 뒤 약 일주일간 각 금융회사의 최종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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