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외모의 경제학… 잘생긴 종업원이 팁 40% 더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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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미국 식당에선 종업원들에게 서비스의 대가로 팁을 주는 게 하나의 관행이요 문화다. 팁 수준은 서비스나 음식의 질, 종업원의 태도나 복장, 위생 상태, 고객의 성향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맷 패릿 박사가 최근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바로 종업원의 ‘외모’에 따라서도 팁 수준이 달라지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패릿 박사는 미국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 있는 5개의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280여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종업원의 외모 수준에 따라 팁의 액수가 변하는지를 분석했다. 설문 조사 결과, 외모가 빼어난 종업원은 평범한 종업원이 받는 팁의 평균 1.4배 정도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잘생긴 남성 종업원은 그저 그런 외모의 남성 종업원 대비 1.49배의 팁을 받았고, 미모가 뛰어난 여성 종업원은 평범한 여성 종업원의 1.37배를 팁으로 벌었다. 매력적인 외모를 소유한 종업원들의 연간 평균 팁 액수는 외모가 매력적이지 않은 종업원들의 연간 평균치보다 무려 150만 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외모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받는 ‘프리미엄’ 치고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고객들은 왜 종업원의 단순한 외모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많은 경우 고객들은 외모가 아름다운 종업원이 그렇지 않은 종업원에 비해 지능이나 경쟁력, 위생 상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선입견을 갖는다. 두 번째 이유는 보다 단순하고 감정적이다. 종업원이 잘생기고 예쁘면 서비스가 좀 미숙하거나 덜 친절하더라도, 심지어 위생 상태가 다소 만족스럽지 못해도 용서가 된다.

이처럼 외모 프리미엄은 합리적이거나 분석적인 판단이 아니라 경험적이고 감정적인 선호이자 편견의 산물에 가깝다. 사람들은 외모가 수려하면 마음씨도 좋고 머리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외모#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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