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수주잔량 11년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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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모두 1, 2년치 일감만 남아… 제재 풀린 이란 시장 수주 기대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해 놓은 일감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불황이 향후 2, 3년만 지속되면 조선업체에 대규모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가피하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 조선업체 수주 잔량(남은 일감)은 2844만 CGT(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도를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로 전월보다 73만 CGT 줄었다. 2004년 4월 말 수주 잔량이 2752만 CGT를 보인 이후 1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유가 속에 전 세계 조선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으면서 이른바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일감이 1, 2년 치 수준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이 1년 치 아래로 떨어지면 대형 조선소는 당장 근로자 수를 줄여야 하는 압박에 놓이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소 독이 한두 개만 비어도 협력업체 직원 10%는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주 성적도 좋지 않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1, 2월 8만5700CGT를 새로 수주해 작년 같은 기간 수주량(165만 CGT)에 비해 크게 줄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올해부터 적용되자 선박 건조비용이 늘어나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금력이 약한 중소형 조선소는 당장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대규모 선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조선업계#수주잔량#이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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