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넉넉한 공간, 날카로운 디자인… 쾌적·정숙한 新렉서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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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RX’

지금은 독일차가 수입차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지만 한때 일본 ‘렉서스’가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던 때가 사실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은 가솔린보다 경유(디젤), 정숙성보다는 주행 성능에 길들여졌다.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법. 특히 지난해 ‘디젤게이트’ 등을 겪으면서 가솔린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고, 결혼 전에는 무조건 ‘잘 나가는’ 차를 찾던 이들도 결혼하고 가족이 생기면서 ‘편하고 조용한 차’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렉서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X가 완전변경모델인 ‘뉴 제너레이션 RX’로 새롭게 돌아왔다. 18일 서울 잠실에서 경기 가평군에 이르는 약 62km 구간에 걸쳐 하이브리드 모델인 ‘RX450h 이그제큐티브’를 직접 타봤다.

처음 만난 RX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큰데?’ 였다. 렉서스의 SUV 라인업은 소형인 NX, 중형인 RX와 기함(플래그십)급이랄 수 있는 LS로 나뉘는데, 이번 RX의 크기는 거의 LS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전장이 1200mm, 축간거리(휠베이스)는 50mm가 늘어 발을 둘 공간이 넉넉하다. 실제로 운전석은 물론이고 뒷좌석에서도 발을 편안하게 둘 수 있어 한층 더 편안했다.

디자인은 훨씬 날카로워졌다. 렉서스의 상징인 모래시계 모양의 ‘스핀들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가 어울리면서 더 강한 인상을 자아낸다. 특히 지붕 뒷부분을 받치는 ‘C필러’를 검게 처리해 마치 천장이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만들어내는 것은 눈길을 끄는 디자인 요소다.

주행 성능을 강조하는 독일차에 비해 이 차의 미덕은 쾌적함과 정숙함에 있다. 우선 먼저 밝힌 대로 더 커진 차체 덕분에 공간이 아주 넉넉하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부드러웠다. 가속은 물론이고 충격을 흡수하는 현가장치(서스펜션), 심지어 브레이크까지 그랬다. 바꿔 말하자면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느끼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다만 그런 점을 상쇄할 만한 정숙함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고속으로 속력을 올릴 때 약간 느껴지는 엔진음만 빼고는 풍절음이나 소음이 매우 적었고, 방지턱을 넘어갈 때도 푹신하게 땅에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또 다른 장점은 탁 트인 시야. 앞 천장을 받치는 ‘A필러’와 사이드미러 사이의 유리를 투명하게 해서 앞이 시원하게 보였다. 뿐만 아니라 C필러에도 같은 처리를 해서 뒷좌석에서 창을 보는 시선이 방해를 받지 않는다.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설치하면 특히 뒷자리에서 시야는 더욱 트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이 나오는 큼직한 디스플레이와 함께 운전자가 시선을 돌릴 필요 없게 해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도 갖췄다. 특히 여성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편의사항도 있었는데, 트렁크를 넓게 쓰기 위해 좌석을 앞으로 젖히는 것을 버튼을 눌러 전동으로 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짐을 들고 트렁크를 열 수 있도록 자동차 열쇠를 가진 상태에서 뒷부분 렉서스 로고 가까이 몸을 대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도록 한 기능도 있다. 다만 주행모드 중 스포츠모드를 켜면 숨겨진 힘을 드러낸다기보다 좀 더 힘을 쥐어짜는 느낌이고 공인된 복합연비는 L당 12.8km,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8.8km였는데 하이브리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아쉽다. 소재도 고급스럽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무난한 정도인 듯싶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RX의 가격은 7610만∼8600만 원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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