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초 중앙亞에 석유화학공장 완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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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우즈베크서 2016년 가동”… 가스公 등과 합작 4조4700억 투입
채굴부터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유럽-아프리카 시장 진출 교두보로

롯데케미칼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천연가스와 에틸렌 및 프로필렌,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모두 아우르는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수르길 단지)를 완공했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세운 최초의 석유화학 공장이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사진)은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신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큰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 원료부터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수르길 프로젝트는 2006년 양국 정상 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따라 추진됐다. 이듬해 롯데케미칼(24.5%), 한국가스공사(22.5%), STX에너지(현 GS E&R·3.0%) 등 한국컨소시엄과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회사가 지분 50%씩을 투자해 수르길 프로젝트를 위한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했다. 2012년 착공에 들어간 생산시설들은 이달 기계적 완공을 달성했고 내년 1월부터는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사업비만 38억9000만 달러(약 4조4735억 원)가 투입됐다.

특히 최종 제품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 생산 공장은 롯데케미칼의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됐다. 허 사장은 “국내 최초로 석유화학 기술을 해외로 수출한 것”이라며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 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르길 단지는 HDPE와 PP를 각각 연간 39만 t, 8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특히 합작회사는 연간 생산 45억 m³ 규모의 가스전을 직접 갖고 있어 원료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허 사장은 “수르길 단지의 가스 공급 가격은 중동 지역 석유화학 플랜트와 비슷한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바다가 없어 육로 운송에 따른 물류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원가 측면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국내외 프로젝트 동시 추진

롯데케미칼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 생산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액시올과 90 대 10 비율로 지분을 투자하는 합작계약을 체결했고, 총사업비 2조9000억 원에 대한 투자 승인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 2018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루이지애나 에틸렌 생산시설은 연간 9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한 해 15억 달러(약 1조7250억 원)의 매출액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3년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ENI의 자회사인 베르살리스와 합작해 전남 여수에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및 에틸렌프로필렌고무(EPDM) 생산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SSBR는 에너지 소비율이 낮으면서도 내구성이 높은 친환경 타이어 제조의 핵심소재다. EPDM은 내후성(자연환경에 견디는 성질), 내열성 등이 뛰어난 산업용 부품 소재로 사용되는 특수고무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405억 원을 투자해 이 합작사 지분 50%+1주를 확보했다.

허 사장은 “기본적으로 정밀화학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잘 아는 사업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저가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되면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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