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8.48% 폭락 ‘블랙 먼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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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5개월만에 최대폭 하락
잇단 부양책에도 약발 안먹혀… 기업 영업익 감소 등 지표도 빨간불
전세계 금융시장 연쇄 파장 우려

중국 증시가 8년여 만에 최대인 8% 이상 폭락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의 인위적인 주가 부양책이 힘을 다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검은 월요일’의 공포에 빠져들었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5.35포인트(8.48%) 급락한 3,725.56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2007년 2월 27일(―8.84%)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선전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각각 7.59%, 3.26% 급락했다. 상하이, 선전 두 증시에서만 2000여 개 종목이 하한가(―10%)로 주저앉으며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달 5,100 선에서 이달 8일 3,500 선으로 추락했던 상하이증시는 중국 정부가 기업공개(IPO) 중단, 대규모 자금 공급 등의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4,000 선을 회복하는 등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정부가 개입하는 ‘관제’ 증시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지면서 상하이증시는 단숨에 3,700 선으로 밀려났다.

이날 발표된 6월 중국 제조업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5월만 해도 0.6% 늘었던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24일 나온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도 48.2로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정부의 증시 개입에 우려를 표하며 인위적인 부양책 중단을 요구한 것도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IMF의 권고로 중국 당국의 증시 안정 조치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오늘 급락세도 정부의 부양 조치로 매수세가 컸던 종목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가 요동치면서 글로벌 자금의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333억 위안(약 6조 원) 규모의 상하이 주식을 팔아치우며 사상 최대치의 월간 순매도 규모를 나타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증시의 불안한 급등락이 세계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큰손’인 중국의 증시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로 원유 구리 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임수 기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증시#폭락#블랙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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