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분양형 호텔, 황금 알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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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분양형 호텔은 관광객 수요에 따른 객실 수용 부족을 해소하고자 2012년 정부에서 도입한 제도다. 1%대인 초저금리 상황에서 2∼3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알려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러한 분양형 호텔에 대해 제대로 알아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호텔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관광진흥법이 적용되는 관광호텔이 아니며 공중위생법상의 일반숙박업으로 분류된다. 그런데도 마치 관광호텔인 양 선전하고 있어 일반 투자자는 혼란스럽다. 투자 수익 또한 매우 높다고 광고하지만 냉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분양형 호텔 상품은 대규모 투자 자금을 개별 투자자들에게 부담시키는 구조이다. 즉, 객실별 구분 등기를 근거로 각자 담보 대출을 통해 투자자금을 마련한다. 분양형 호텔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개발업자는 투자자금을 어떻게 조달할까를 고민하는 대신 투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를 끌어모은다.

하지만 호텔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투자비 회수가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다. 반면 분양형 호텔 개발업자는 분양을 통해 초기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객실을 분양받은 투자자는 호텔이 완공된 후 운영이 잘돼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 변동과 같은 위험 요인을 투자자가 떠안고 가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은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호텔 숙박사업은 문을 연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영업을 하면서, 그와 동시에 끊임없는 리노베이션이 이루어지는 특수한 사업이다. 그런데 투자자가 많다면 이 작업이 만만치 않다. 그때마다 투자자들의 의견을 모아 보수 및 개선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한 사람이라도 거부한다면 호텔 숙박업 사업의 개선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이기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경쟁을 통한 수익 창출은 힘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이 황금 알을 낳는 투자 상품이라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정부도 이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과장 광고를 단속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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