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전자 이어 금융부문 中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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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중신그룹과 협력방안 협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창전밍 중신그룹 동사장과 다양한 금융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그룹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창전밍 중신그룹 동사장과 다양한 금융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그룹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금융부문에서도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면서 명실상부한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 강화에 나섰다.

2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창전밍(常振明) 중국 중신(中信)그룹 동사장(董事長·이사회 의장)과 만나 두 그룹 간 금융사업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26∼29일 중국 하이난(海南) 성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기 전 금융계열사들의 중국 사업부터 챙긴 것이다.

삼성증권은 9일 중신그룹 계열사인 중신증권과 △리서치 정보공유 △고객 및 프라이빗뱅커(PB) 간 교류 △상품 교차판매 △투자은행(IB) 부문 협력 등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더해 두 그룹 계열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제휴 등으로도 협력 범위를 넓히자는 뜻을 전했다. 중신그룹도 즉시 협의 창구를 지정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자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이 최근 금융부문에 부쩍 힘을 실어주면서 향후 ‘이재용 체제’의 삼성이 전자와 금융이라는 ‘쌍두마차’에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올 1월 처음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각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경영계획 보고를 받기도 했다.

한편으로 이 부회장이 중신그룹과의 협력 강화에 나선 것은 중국 내 금융사업 기회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시행했다. 삼성증권은 후강퉁 시행 이후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거래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 파트너로 삼은 중신그룹은 금융, 자원개발, 부동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국영 기업으로, 자산과 연간 매출액은 각각 750조 원, 67조 원(2013년 기준)에 이른다. 특히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올 1월 중신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관계도 돈독하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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