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글로벌 브랜드와 어깨 나란히
장벽 높은 미국 세포라 진입… 2015년 증시 입성목표 기업공개
제 2의 도약 나서
위쪽부터 세포라 시애틀 토니모리 부스, 토니모리 뽀뽀 립밤, 뉴욕 LVMH 타워 ‘Scouted by Sephora’ 토니모니 부스. ㈜토니모리는 국내 브랜드숍 최초로 세포라에 입점, 유니크한 용기 디자인과 우수한 제품력으로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뷰티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토니모리(회장 배해동·www.etonymoly.com)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최초로 세계적 뷰티 유통라인 세포라에 입점해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는가 하면, 해외 곳곳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도 추진 중이다.
5일 토니모리에 따르면, 이르면 3월 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본격적인 상장 준비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0월 KDB대우증권을 주간사회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운영 중이다.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진출에 투자할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이번 상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해외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토니모리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태성산업의 배해동 회장이 2006년 만든 화장품 브랜드다. 배 회장은 태성산업을 운영하다 100% 본인 투자로 토니모리를 창립했다. 후발 주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콘셉트와 혁신적인 제품 개발로 2010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토니모리 제품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우수한 품질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지역을 비롯해 유럽 중동 미주 지역까지 포함한 전 세계 20개국 1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해외에서도 인기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뷰티 열풍도 토니모리가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토니모리는 국내 브랜드숍으로는 최초로 세계적 뷰티 유통 라인 세포라에 입점해 주목을 받았다. 토니모리의 세포라 입점은 그동안 수많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지속적으로 시도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던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세포라 매장에서 판매를 개시한 ‘뽀뽀 립밤(Bbo Bbo Lip Balm)’은 주당 1000∼1300개씩 팔려 나가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이후 약 5개월 동안 뽀뽀 립밤의 누적 발주량은 허니, 블루베리를 합산해 약 12만 개로 회사 측은 집계하고 있다.
토니모리 측에 따르면 ‘뽀뽀 립밤’은 출시 후 꾸준한 판매세에 힘입어 세포라 내부 평가에서 ‘별 다섯 개, A+’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특히 세포라닷컴의 고객 평가에서는 별 5개 만점 중 평균 4.6개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를 얻어 미국 여심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회사 측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매장의 판매 실적이 유독 탁월하다고 덧붙였다. 뽀뽀 립밤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키스키스립 에센스밤’과 동일한 제품으로, 현지 취향을 고려해 메탈릭 컬러를 입혀 한층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주효했다.
‘Scouted by Sephora’ 국내 브랜드 중 유일하게 초청
토니모리는 진입장벽이 높은 세포라 내에서도 매출 ‘톱 10’에 꼽힐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포라 내 토니모리의 인기를 증명하는 사례도 있다. 세포라는 올 1월 29일 뉴욕 LVMH 타워에서 VIP를 대상으로 신진 및 유명 브랜드의 주목할 만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Scouted by Sephora’ 이벤트를 벌였다. 토니모리는 미국 현지 뷰티 컨슈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닥터브란트, 피터토머스로스, 보시아, 포레오, 베사메, 카플란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화장품기업 중 유일하게 초청됐다. 특히 뽀뽀 립밤은 행사에 초대받은 100여 명의 유명 매거진 에디터와 수석 코스메틱 바이어, 기자 및 오피니언 리더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Scouted by Sephora’ 이벤트는 뉴욕 콜럼버스 서클 세포라 매장에 이어 현재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등 미국 전역 360개 매장에서 진행 중이다.
톡톡 튀는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펀(Fun) 용기’ 마케팅을 펼친 것도 토니모리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여성들이 휴대하는 화장품은 액세서리 역할도 하기 때문에 제품의 용기 디자인이 기능만큼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입술 모양의 립밤과 복숭아, 바나나 향기가 담긴 핸드크림을 각각의 특성을 살린 과일 모양 용기로 만들어 재미를 더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토니모리는 세포라를 넘어 미국 내 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 워싱턴 근교 애넌데일 지역에, 10월에는 미국 뉴욕 플러싱의 중국인 상권 핵심지역인 뉴월드쇼핑몰 내에 각각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또한 3월에 관광 상권인 맨해튼 남부 캐널 스트리트에 오픈할 예정이다.
토니모리는 아시아 및 중동 지역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한류 열풍의 중심지인 쿠알라룸푸르 파빌리온몰에 오픈한 단독 매장을 포함해 현재 말레이시아에만 20개 이상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며, 러시아에서도 21호점을 열었다. 상반기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올가을에는 중국과 미국의 월마트에 ‘매직 푸드존’이란 콘셉트로 입점해 해외 명품과 당당히 경쟁할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펀’ 제품에 이어 대표 상품인 스네일라인 등 30종의 스킨케어 라인까지 운영 제품을 크게 확대하고 명실상부한 국내 ‘No.1’ 뷰티 종합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해외 곳곳에 토니모리 브랜드 깃발… 직원 행복지수 높일 것”▼
배해동 회장 인터뷰
“세포라에서의 성공은 직원과의 소통문화를 통해 이뤄낸 토니모리만의 유니크한 용기 디자인과 뛰어난 제품력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증거입니다. 미국 내 다양한 유통망 확대를 통해 올해 대미 수출 1000만 달러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의 글로벌 행보에 국내외 뷰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전역 세포라 360개 매장에서 뽀뽀 립밤, 팬더의 꿈 브라이트닝 아이 베이스 등의 매출이 고공 상승하며 화장품 한류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모리의 미국 진출 성공은 단순히 K뷰티 열풍에 편승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시장 분석과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대까지 미리 계획한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토니모리는 올해 총 300여 개에 달하는 단독매장과 3500개가 넘는 숍인숍 매장으로 해외 곳곳에 깃발을 꽂을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까지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토니모리 돌풍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자 한국 화장품의 쾌거다.
배 회장은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살아남고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증시 상장이라는 통로를 선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 추세에 있는 데다 해외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토니모리를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토니모리의 시가총액이 3000억∼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배 회장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직접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외부인사 영입보다는 책임경영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회사 고유의 색깔과 문화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직원과 회사의 거리가 멀어지면 소비자와의 거리도 멀어진다’라는 경영철학 아래 책임경영을 통해 직원과 소통하며 누구나 다니고 싶어하는 행복한 일터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토니모리의 대표적인 히트상품들은 모두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의 결과물이다”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 회장은 줄곧 직원들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부적으로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조만간 본사를 확장 이전하고 어린이집을 만들 계획이다. 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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