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重 사장, 직원들에 ‘읍소 편지’ 건넨 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6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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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이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의 손을 잡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 사장은 비를 맞으며 직원들에게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제공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이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의 손을 잡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 사장은 비를 맞으며 직원들에게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제공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6일 오전 울산 본사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편지를 건네며 7일 열리는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권 사장은 A4용지 1장짜리 편지에서 “지난 날 경영상태가 좋을 때도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고 젊은 직원들이 임금에 실망을 느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며 “최대한 빨리 회사를 정상화시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충분한 대우를 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그룹 전체로 3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 속에서 회사를 재도약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모든 임직원이 심기일전하여 우리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권 사장은 임단협이 타결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여러분의 선택으로 회사가 미래로 나가느냐 아니면 더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드냐가 결정된다. 현명한 판단으로 2015년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것.

권 사장의 ‘읍소 편지’가 좋은 결말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 사장은 교섭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세 차례 출근길 편지를 건넸다. 9월 23일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한 날과 노조가 첫 번째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한 전날인 11월 26일에 “더 이상의 임금 인상은 없다. 회사가 이익 날 때까지 사장 급여를 반납하겠다”고 밝혔을 때다. 특히 두 번째 편지는 임직원 가정에도 보냈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7개월 여만에 임단협에 잠정 합의한 노조는 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임단협 가결 여부는 당일 오후 5시를 전후로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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