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복귀시켜 SK 변화기회 줘야”

김지현기자 입력 2015-01-02 03:00수정 2015-01-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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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신년 인터뷰… 경제단체장으론 가석방 첫 언급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대한상의회관 20층 회장실에서 국내 기자들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분히 처벌을 받았다”며 “SK가 변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가 그동안 기업인의 사법 처리에 대해 가급적 이야기하지 않아 왔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조금 얘기했으면 좋겠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60)은 최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국내 언론과 가진 ‘2015 신년 공동 인터뷰’에서 수감 중인 최 회장의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대한상의는 지금까지 기업인 가석방 및 사면 청원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온 바 없어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가석방 언급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단체장이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것도 처음이다.

박 회장은 인터뷰에서 “누구를 벌하는 것은 사실은 반성 또는 새로운 개선을 모색하자는 뜻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마지막 하루까지 꼭 채워 100% 처벌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들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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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이미 사법적 절차를 다 거쳐 처벌을 상당 기간 이행했으니 남은 시간을 교도소에 두기보다는 경영활동에 복귀해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시간으로 쓰도록 하는 게 더 가치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이달 31일로 법정 구속된 지 만 2년이 된다. 대기업 총수 가운데는 최장 기간 수감 기록이다.

박 회장은 “단순히 국가 경제가 어려우니 기업인을 풀어줘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SK는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첨단 업종이 많은 기업인 만큼 수장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많이 해야 한다”며 “(최 회장이) 이번에 나오면 SK가 가장 빠른 속도로 바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총수 본인이 오랜 수감생활을 하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가졌던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올바르고 투명한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이 사회적으로 불러일으킨 반(反)기업 정서에 대해서는 “(기업이) 법의 테두리보다 더 좁은 규범과 관행의 테두리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한국 산업체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옳은 규범과 관행을 세우는 데 노력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이제는 사회구성원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발전적인 규범과 관행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지속가능경영처럼 기업이 좀 더 솔선해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1990년대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인수하고 OB맥주를 팔던 때만 해도 (사회적 책임이) 대체 무슨 구름 잡는 얘긴가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계열사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내라고 독려하니 많이 바뀐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오너 3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자수성가하는 기업인이 더 많아지도록 도울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상속받은 기업인과 자수성가한 기업인 등 서로 다른 성장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경쟁하도록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지금처럼 대기업 진입은 규제하고 자수성가형 기업에는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 회장은 “(시장에) 진입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모으고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 그 사람들이 어떻게 더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지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마음대로 들어가서 해보라고 진입규제를 과감하게 없애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20대 그룹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 순방외교의 경제사절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많이 수행한 경제인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새해에도 ‘세일즈외교’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이 지난해 경제사절단 활동을 위해 비행기에 탑승한 횟수만 50회, 거리상으로는 27만9847km에 이른다.

그는 “경제인 수십 명이 한꺼번에 방문하는 건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어서 외국에 나가면 우리를 ‘팀 코리아(Team Korea)’로 부른다”며 “팀 코리아에 중소기업인도 대거 참여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활동하기가 굉장히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태원#SK#박용만#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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