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위원장 “모바일-플랫폼 독점 감시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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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겨냥 발언이냐” 질문엔
“구체적 파악 못해… 방향 얘기한 것”, 모바일상품권 시장 조사 나설듯
“해외직구 피해보상 국제공조… 하도급 신고포상금제 도입하겠다”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하나를 추진한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죽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하나를 추진한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죽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모바일 플랫폼 등 새롭게 부각되는 분야에서 시장 선점업체들의 독점력, 지식재산권 남용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정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다음카카오같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업체들의 영향력 남용 여부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상품권 시장 독점 문제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 위원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제 각 분야에서 창의·혁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 등 분야에서 원칙에 따라 법을 집행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다음카카오를 겨냥한 발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특정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방향만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당초 모바일상품권 시장의 플랫폼만 제공했지만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판단에 따라 7월부터 모바일상품권을 자체적으로 팔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모바일상품권 유통업체인 SK플래닛, KT엠하우스 등과 계약을 해지했으며 이들은 다음카카오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상품권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700억 원으로 이 중 94.8%인 2560억 원 정도가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당국자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인 데다 함부로 시장을 제한하면 혁신과 경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뿐 아니라 플랫폼 업체들의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게임 업체들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모니터링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앱과 게임 제작사들 중 상당수는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거대 플랫폼 업체들이 자사의 결제 시스템이 아닌 다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삭제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행위에 대한 감시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늘고 있는 소비자 피해에 대한 조치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해외 쇼핑몰 사업자 피해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정보 제공을 강화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나서서 해외 구매 피해 보상에 관한 ‘국제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또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시장 경쟁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담합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언급했다. 대형 커피 전문점 가격 담합 의혹과 금융계의 양도성예금증서(CD) 담합 조사 및 소셜커머스 업체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하도급, 가맹, 유통 분야에서는 “기술 유용, 부당 단가 인하 등 고질적인 불공정 관행이 남아있다”며 “신고포상금제 도입, 대리신고센터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와 대기업 총수 일가가 편법으로 경영권을 세습하는 행위 등을 엄단하는 사익편취 규율 제도 역시 충실히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세형 기자
#정재찬#공정위원장#공정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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