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車, 게임에서 미리 만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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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車업계, 레이싱 게임업체와 협업… 콘셉트카 개발 경쟁

섀퍼럴 2X 비전 그란 투리스모.
섀퍼럴 2X 비전 그란 투리스모.
루프가 위로 열리고 운전자는 안으로 들어가 엎드린다. 그리고 두 팔과 다리를 뻗어 운전한다. 운전대는 없다. 차를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려면 손과 발을 움직여 조종하면 된다. 주행 정보도 운전자의 헬멧에 부착된 바이저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나타난다. 차체를 가볍게 하고 조작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이 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384km. 레이저 추진 시스템과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나오는 동력을 바탕으로 최고 출력은 900마력에 이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5초다. ‘땅 위의 비행기’라고도 할 수 있다.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차는 아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 전용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6’에 등장하는 쉐보레 ‘섀퍼랠 2X 비전 그란 투리스모’ 이야기다.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이 차가 실제 모습을 드러냈다. 쉐보레는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한 ‘2014 LA 오토쇼’에서 섀퍼랠 2X 비전 그란 투리스모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레이싱 게임에 등장할 차를 잇달아 개발하며 실력을 겨루고 있다. GM 폴크스바겐 BMW 혼다 인피니티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8월 새 버전 출시를 4개월 앞둔 그란 투리스모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명 ‘비전 그란 투리스모 프로젝트’. 자동차업체들이 게임에 등장할 차를 개발하고 콘셉트카를 공개한 뒤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이다.

폴크스바겐도 LA 오토쇼에서 ‘GTI 로드스터 비전 그란 투리스모’의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오픈 스포츠카 형태로 트윈 터보 VR6 TSI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503마력, 최대 토크 66.2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 만에 도달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306km다.

자동차업체들이 게임을 염두에 두고 콘셉트카를 개발하는 건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예전에는 게임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이미 시판 중인 차를 게임에 등장시켰다. 한국GM 관계자는 “콘셉트카를 개발하며 키운 기술을 레이싱에 접목한 덕분에 쉐보레가 고성능 라인업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차#레이싱#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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