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銀 기준금리 0.05%로 ‘깜짝 인하’… 韓銀 2014년내 추가인하 압박 커져

  • 동아일보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깜짝 인하’하면서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국내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ECB가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한은에 대한 추가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가 현 수준(연 2.25%)에서 동결된 이후 연내에 한 차례 더 인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6.5%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달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만큼 금리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일부 실물경제 지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한은이 연달아 금리를 내리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연내에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참고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저물가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4일 발표한 2분기(4∼6월) GDP 증가율은 0.5%로 7개 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4% 오르며 두 달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5∼3.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여기에 경기 부양에 ‘다걸기(올인)’한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ECB의 4일(현지 시간)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국제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금리인하로 유로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심화되면서 국내 수출경기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며 “환율 리스크가 경기 회복에 장애가 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박민우 기자
#유럽중앙은행#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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