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방송… 수익 나누기… “한국경제 희망 中企 살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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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제품으로 프로그램 80% 채우는 ‘홈앤쇼핑’의 상생

지난해 홈앤쇼핑 최다 판매를 기록한 아이디어 상품 ‘곰돌이 채칼’의 방송 장면. 이 제품을 개발한 ㈜테콘은 홈앤쇼핑이 초과 이익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성과공유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8500만 원의 현금을 홈앤쇼핑 측으로부터 받았다. 홈앤쇼핑 제공
지난해 홈앤쇼핑 최다 판매를 기록한 아이디어 상품 ‘곰돌이 채칼’의 방송 장면. 이 제품을 개발한 ㈜테콘은 홈앤쇼핑이 초과 이익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성과공유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8500만 원의 현금을 홈앤쇼핑 측으로부터 받았다. 홈앤쇼핑 제공
‘오이 채썰기, 마늘 편 만들기, 우엉 썰기….’

주부들이 주방에서 흔히 겪는 고민이다. 보통 칼로는 채썰기가 쉽지 않고, 채칼을 사용하더라도 작은 채소 조각을 썰 때 손을 다치기 쉽다. 이 고민을 쉽게 해결해준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곰돌이 채칼’이다.

별도의 ‘안전통’에 채소를 끼워 채를 썰거나 마늘 편 등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이 제품은 2013년 1월 홈쇼핑채널 ‘홈앤쇼핑’에 방송된 뒤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홈앤쇼핑에서만 지난해 24만 개가 팔려 이 채널 최다 판매 상품이 됐다.

더구나 이 제품을 개발한 ㈜테콘은 홈앤쇼핑으로부터 별도의 ‘보너스’도 받았다. 홈앤쇼핑이 실시한 성과공유제를 통해 8500만 원의 성과급을 현금으로 돌려받은 것. 홈앤쇼핑은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한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이 홈쇼핑 채널 단독 론칭 상품에는 초과로 얻은 이익의 20%를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중소기업 우대 정책 덕에 홈앤쇼핑은 최근 중소기업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성과를 나누는 기업’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실제로 홈앤쇼핑은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36개 협력사에 11억 원의 수익을 되돌려줬다.

○ 좋은 제품은 무료 방송 지원

홈앤쇼핑이 매출을 통한 성과만을 돌려주는 것은 아니다. 일부 프로그램은 방송제작비 등의 부담이 없는 무료 판매방송으로 운영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지역 우수상품 발굴 판매방송인 ‘일사천리’가 대표적인 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은 무료 판매방송을 통해 연간 약 10억 원 이상의 방송 제작비용을 지원받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일사천리는 2012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기획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지역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발굴과 판매망 확대를 위해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엄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참여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홈쇼핑을 통한 판매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14개 지방자치단체의 80여 개 상품이 일사천리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이미 경남지역의 ‘송월타월’, 전남지역의 ‘미스터덕 오리훈제바베큐’, 서울지역의 ‘아이워터 알칼리 이온수생성기’ 등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으로 전파를 탔다.

무료 판매방송이 아니라도 홈앤쇼핑은 참여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을 판매 성과에 상관없이 시간당 일정 금액을 홈쇼핑사에 지불해야 하는 ‘정액 방송’ 대신,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정률 방송’으로 운영하고 있다. 홈앤쇼핑의 수수료율은 여느 홈쇼핑사에 비해 1∼5%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홈앤쇼핑은 3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중소 협력기업에 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 “중소기업이 희망입니다”

홈앤쇼핑의 도움을 얻는 중소기업이 꼭 홈쇼핑에 적합한 업종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홈앤쇼핑은 한 달 평균 90분씩을 우수 중소기업과 제품을 소개하는 ‘중소기업이 희망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 할애하고 있다. 주부들이 주 고객인 홈쇼핑 방송 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참신하고 질이 좋은 신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을 찾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중소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는 중소기업과 경영자들이 몰려들었다. 2012년 43개 기업이던 방송 출연 기업은 지난해 78개 기업으로 늘었다. 이 기업들을 소개한 분량은 1080분이나 된다. 올해 소개된 기업은 지난달 말 현재 52개. 연말까지 100여 개 중소기업이 소개될 예정이다. 모두 1300분이 우수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데 할애된다.

홈앤쇼핑의 이런 행보는 중소기업이 홈앤쇼핑의 동반자이자, 크게는 ‘한국 경제의 희망’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설립된 채널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프로그램의 80% 이상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편성했다. 홈앤쇼핑 강남훈 대표는 “홈앤쇼핑의 성장은 우수한 상품을 공급해준 중소협력사가 있기에 가능했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에 의미를 부여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중소기업 제품#홈앤쇼핑#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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