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사과, 한우 확보 비상… 홍삼, 연어캔 호황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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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추석에 과일-한우값 급등 예상… 물량 찾아 ‘삼만리’
대체 선물세트 홍삼-통조림 업체들은 공장 풀가동 채비

38년 만에 가장 빨리 찾아온 추석으로 유통업계의 품목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9월 8일인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2, 3주 빠르다. 이 때문에 과일이 제대로 익지 않아 선물용 세트로 나갈 사과 배 등의 물량 조달에는 어려움을 겪는 반면 홍삼, 연어 통조림 등 가공식품은 과일을 대체할 선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석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과일 때문에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대형마트들. 롯데마트는 과일 생산지만 전문적으로 찾아다니는 ‘산지 MD(상품기획자)’ 제도를 올해 처음 도입해 4월부터 기온이 따뜻한 남해 인근의 과수원을 집중 물색해 왔다. 과수원 200여 곳을 찾아 전북 장수, 전남 영암 등에서 적합한 농장을 발견했지만 올해 추석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나주 배와 문경 사과 등은 맛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추석 날짜와는 관계없지만 최근 들어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는 한우 역시 문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암소 개체 수 조절로 사육 두수가 감소한 한우는 지금보다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갈비 세트를 제외하고 국거리나 불고기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반면 홍삼 통조림 등 가공식품 업체와 생활용품 업체들은 대목을 앞두고 쾌재를 부르고 있다. 과일과 한우 등 선물세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날씨와 시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가공제품들이 대체 선물세트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들은 예년보다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고, 구색을 다양화하는 등 벌써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특히 명절 때가 되면 평소보다 월 매출이 두 배 이상 뛰는 홍삼 업계는 이번 추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는 평소 명절 전보다 생산물량을 30% 이상 늘려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보통 명절에도 1000억 원을 웃도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데 이번 추석에는 매출이 1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참치 대체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연어 통조림 제조 업체와 생활용품 업체들 역시 명절 선물세트 구성에 한창이다. CJ제일제당과 동원F&B는 이번 추석 때 연어 캔 제품 판매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늘릴 예정이다. LG생활건강과 애경 등도 평소보다 10∼15% 생활용품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물량을 늘리는 한편 디자인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주요 대형마트들은 평소보다 빠른 추석에 대비해 예년보다 약 2주 당겨 추석 선물 예약 판매를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내달 24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으며, 롯데마트는 18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전국 108개 점포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빠른 추석에 대응하는 한편 막바지 휴가로 매출이 분산될 것을 우려해 예약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다. 김영성 홈플러스 기획팀장은 “올해는 ‘여름 추석’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 햇과일 세트 준비가 가장 관건”이라며 “가격 안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추석#유통업계#홍삼#연어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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