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전산시스템 갈등’ 봉합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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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못좁혀… 5월 마지막주 초 다시 이사회, 노조, 지주회장-행장 동반사퇴 촉구

국민은행 이사회가 23일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둘러싼 행장 측과 사외이사 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의견 절충에 나섰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사회는 다음 주초 회의를 다시 열고 합의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건호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사외이사들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이 행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를 다음 주 다시 열기로 했다”며 “이사들끼리 모여 좋은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이지 갈등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형태로든 적절한 방법을 찾아 원만히 해결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전산시스템 입찰에 대해서는 “이사회 결정은 유효하므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현재의 IBM 메인프레임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행장과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전산시스템 교체를 반대하면서 사외이사들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 문제를 둘러싼 내분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입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 측과 사외이사 등 ‘갈등의 당사자’들이 만나 대화에 나선 만큼 이번 사태가 조기에 봉합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3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도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태가 진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갈등을 초래한 것으로 지목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 행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행장은 노조 간부들과 면담을 갖고 사태의 배경과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국민은행#전산시스템#이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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