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株, 3개사 법정관리에 ‘우수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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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자금창구 동양증권 14% 폭락… 기술적 반등 노린 단기투자 삼가야
동양그룹과 무관한 동양건설 ‘불똥’

동양그룹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3곳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그룹의 주가가 급락했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양증권은 13.99%(400원)나 폭락해 24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양시멘트도 7.43%(185원) 내려 2305원에 마감됐다. 동양그룹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동양과 동양네트웍스는 거래가 정지됐다.

○ “주가 변동성 커질 듯”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동양증권과 동양시멘트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면했지만 주가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동양증권은 그룹의 자금 동원 창구로서 주요 역할을 해 왔다. 금융업의 특성상 자산이 줄어들게 되면 영업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동양그룹의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수조 원가량의 자산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로 고객과 자산을 유치하는 데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동양증권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융회사로서 기본적인 여건이 탄탄한 회사인 만큼 거래정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가는 최근 업황과는 무관하게 그룹의 영향을 훨씬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시멘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3∼14%로 쌍용양회에 이어 2위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위원은 “동양시멘트는 동양파워의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어 기업 실적보다는 동양파워 매각으로 인해 주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동양그룹이 회생할지, 그 과정에서 동양증권과 동양시멘트의 운명이 바뀔지 등 불확실성이 커 두 회사의 주가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기술적 반등 노린 베팅 위험”

일부에서는 주가가 급락한 것을 겨냥해 단기 투자를 노리는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주가가 급락한 뒤에는 기술적으로 반등하기도 하지만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주가 반등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 그 시기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 반등을 노리고 ㈜동양 회사채에 무리하게 베팅했지만,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낭패를 보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동양그룹 위기의 불똥은 그룹과 무관한 동양생명과 동양건설로도 튀었다. 동양생명은 이날 주가가 1.45% 하락했고, 동양건설은 12.37%나 내렸다. 동양생명은 보고펀드가 인수한 이후 동양그룹과 분리됐다. 하지만 ‘동양’이라는 이름이 유지돼 동양계열사로 오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고객들의 해약 문의가 급증하자 계열분리와 사명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양건설은 삼부토건과 하나은행이 대주주로 동양그룹과는 지분 관계가 없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동양그룹#동양#기업회생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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