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구조조정 대상 기업 40곳 선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03시 00분


건설 시행사 20곳 최다 상장기업 3개사도 포함

태양광업체 웅진에너지, 오성LST 등 상장기업 3곳을 포함한 40개 기업이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다. 건설 시행사, 골프·리조트회사 등 경기 침체의 충격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종의 기업이 대거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지난해보다 4곳이 늘어난 40곳의 회사를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에서 500억 원 이상 돈을 빌려 쓴 기업 1802곳 중 584곳의 신용위험을 세부 평가한 결과다.

금감원은 매년 금융권 차입이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해 A∼D등급으로 나눈다. 이 중 하위 등급인 C·D등급 업체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C등급 업체는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워크아웃)을 맺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지만 D등급 업체는 통상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올해 C등급을 받은 회사는 건설 14개, 조선·해운 2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1개 등 27개 기업이다. D등급 회사 명단에는 건설 6개, 조선·해운 1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1개 등 13개 회사가 포함됐다. C, D등급 건설사는 모두 시행사였다.

지난해에는 C등급이 15개, D등급이 21개로 ‘퇴출’ 판정을 받은 기업이 더 많았다. 올해 C등급 비중이 높은 건 워크아웃을 통한 기업 정상화에 구조조정의 무게를 더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이번 기업 구조조정으로 금융권이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가 680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회사가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르는 40개 회사에 빌려준 돈은 모두 4조5000억 원이다. 금융사가 구조조정 기업에 빌려준 돈은 감독 당국이 ‘부실 채권’으로 간주해 금융사가 손실을 대비해 일정 규모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올해는 지난해(1조1000억 원)보다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 규모가 줄어 금융권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 선임국장은 “지난해보다 구조조정 대상 업체 수는 늘었지만 D등급 업체는 많지 않다”며 “되도록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게 기업을 살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간 기업 중 금융권이 2000억 원 이상 돈을 빌려준 대형업체는 6곳이다. 대상 기업 이름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업체는 구조조정 대상에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웅진에너지#상장기업#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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