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뗀 혁신오디션… 막내들이 ‘사고’ 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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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유플러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라운드

11일 열린 LG유플러스 사내 아이디어 오디션 최종 라운드에서 1등을 차지한 박성욱 과장(오른쪽)이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앞줄 왼쪽)과 다른 참가자들 앞에서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11일 열린 LG유플러스 사내 아이디어 오디션 최종 라운드에서 1등을 차지한 박성욱 과장(오른쪽)이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앞줄 왼쪽)과 다른 참가자들 앞에서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아무것도 모르는 ‘이등병’이나 마찬가지인데 솔직히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아이디어를 냈느냐에 관계없이 아이디어 자체만 보고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사내 아이디어 오디션 최종 라운드가 열렸다. 신입사원이든 부장이든 ‘계급장’을 떼고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한 이 행사에서 인터넷TV(IPTV)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출품해 3등을 차지한 김선호 씨(32)는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3월 통신 분야를 넘어서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아이템을 발굴해 보자는 취지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총 340여 팀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본선을 통과한 9개 팀을 대상으로 ‘톱 5’를 가리는 최종 라운드였다. 정철 LG유플러스 경영혁신팀장은 “자신의 업무 분야나 직위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 경쟁할 수 있도록 오디션 방식을 택했다”며 “기존 사업과 다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톡톡 튀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입사원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1등은 과장급이 차지했고 2, 3등에는 입사 1년도 채 안 된 막내들이 뽑혔다. 다른 참가자들이 팀으로 참여한 것과 달리 3등을 차지한 김선호 씨는 혼자 아이디어를 출품했다. 코어망개발팀에서 일하는 김 씨가 낸 아이디어는 담당 업무와 무관한 내용이었다.

무대에 오른 김 씨는 처음엔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능숙하게 발표를 이어 나갔다. 특히 잘 알려진 보일러 광고를 패러디해 ‘아버님 댁에 tvG(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 한 대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문구를 발표 내용에 삽입해 호응을 이끌어 냈다. 파워포인트를 사용해 발표한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애니메이션 효과가 화려한 ‘프레지’ 프로그램으로 발표 자료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신입사원 6명으로 구성된 ‘온에어’ 팀은 스마트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라디오 광고를 접목한 아이디어를 내놓아 2등을 차지했다. 1등은 운전 패턴을 분석해 안전 운전이 습관화된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박성욱 과장에게 돌아갔다.

오디션 심사는 팀장급이 주도했다. 회사 측은 아이디어 발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체 직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아이디어 오디션 펀딩 게임’도 도입했다. 가장 성적이 좋을 것 같은 아이디어에 사이버 머니를 투자하는 일종의 순위 맞히기 게임이다.

오디션 현장을 지켜본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실제 사업화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들이 나와 뿌듯하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접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날 선정된 5개 아이디어를 모두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호경·김용석 기자 whalefisher@donga.com
#LG유플러스#혁신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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