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불황 깊을수록 ‘친숙함’으로 승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8일 03시 00분


경기 안좋을수록 소비자들은 셀럽브랜드-장수브랜드 등
익숙한 것에 본능적으로 끌려

몇 년 전부터 연예인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식품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그맨 이경규의 ‘꼬꼬면’은 3개월 동안 4500만 개를 팔아치우며 각종 언론매체에서 2011년 히트상품으로 꼽혔고, 개그맨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까스’는 출시 1년 만에 1000만 인분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배우 김수미의 김치, 방송인 이수근의 도시락, 축구선수 이청용의 삼각김밥도 잘 팔렸다. 이렇게 유명인이 상품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는 브랜드를 셀러브리티(유명인) 브랜드, 줄여서 ‘셀럽브랜드’라고 부른다.

패션업계에서는 예전부터 디자이너의 이름을 활용해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처럼 생필품까지 셀럽브랜드들의 인기가 확장되는 것은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도 관련이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소비자들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에 끌린다. 이를 아는 기업들은 친숙한 연예인의 이름과 얼굴을 빌려서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대신 다른 마케팅 비용은 줄인다.

불황에 강한 건 셀럽브랜드뿐이 아니다. 구닥다리 느낌이 나는 장수 브랜드들 역시 경제가 어려울수록 빛을 발한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질수록 검증되지 않은 신상품보다는 오랜 기간 사용하거나 먹어본 익숙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심리 때문이다. 나온 지 62년이나 지난 칠성사이다는 2012년 매출이 2011년보다 35%나 올랐다. 43년 된 오뚜기카레는 14%, 42년 된 한국야쿠르트는 26.1%, 26년 된 세탁세제 스파크는 9.7%나 더 팔렸다.

이런 장수 브랜드들은 오랜 기간 동일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칠성사이다는 ‘맑고 깨끗함’, 오리온 초코파이는 ‘정(情’)이라는 이미지를 광고에서 수십 년째 보여주고 있다. 같은 메시지에 반복 노출된 소비자들은 점차 이 브랜드가 해당 제품군을 대표한다고 느끼게 되고 불황기에 더욱 많이 찾게 된다.

곽준식 동서대 경영학부 교수   
정리=조진서 기자 cjs@donga.com
#장수브랜드#셀럽브랜드#친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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