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협력업체로부터 경조금을 받지 않겠습니다. ‘특급호텔 결혼식’도 치르지 않겠습니다.” LG그룹은 임직원들이 협력업체를 비롯한 업무 관계자로부터 경조사와 관련해 금품을 일절 받지 않는 윤리경영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LG 임직원들은 지금까지 협력업체를 포함해 업무 관계자로부터 5만 원 이내의 경조금과 승진 축하선물 등을 받을 수 있었다. 5만 원을 넘는 경우 각 계열사 윤리사무국에 신고를 하면 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윤리규범을 강화해 금액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경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거래가 없는 잠재적 협력업체도 대상에 포함됐다.
임원 자녀의 결혼식을 사내 게시판에 공지하는 것도 금지된다. 임원의 경우 조사(弔事)에 한해 공지할 수 있다. 일반 직원들은 경조사 모두 허용된다.
LG그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으로 변경한 윤리규범을 전 계열사에 엄격히 적용하기로 하고 모든 협력회사에도 공문을 전달해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LG그룹 임직원이 이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정직, 감급, 견책 등의 징계를 받게 된다.
또 LG그룹은 전무 이상의 고위 임원부터 솔선수범해 특급호텔 같은 호화로운 장소에서 결혼식을 여는 것을 피하기로 했다. 하객과 예물도 최소화해 검소하게 결혼식을 치르는 ‘작은 결혼식’ 캠페인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기로 했다. 이미 결혼식장을 예약한 경우를 고려해 캠페인은 6개월 뒤인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룹 측은 이 같은 변화가 구본무 회장의 강력한 윤리경영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은 여러 사회적인 병폐 가운데 기업이 앞장서서 고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여러 차례 논의한 뒤 과도한 경조사 문화부터 고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윤리경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며 “협력회사는 성장의 동반자임을 잊지 말고 아울러 열린 마음으로 사회를 돌아보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도 적극 동참하자”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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