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마존 학교… 베트남 포스코 마을… “시혜 아닌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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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의 해외 CSR 활동

한국 기업들은 활동 무대를 세계로 넓히면서 현지인과의 관계가 사업 성공의 핵심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현지에 베푸는 일회성 ‘시혜’가 아니라 사회와 기업의 가치를 함께 높이는 ‘투자’라고 인식한 것이다. 현지 CSR 활동이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제품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해외사업 과정에서 직접 체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해외 사업 경험이 쌓이면서 최근 독특한 CSR 관련 아이디어를 낸 사업을 진행하거나 사회공헌단체와 손잡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아프리카법인은 CSR의 가장 큰 비중을 교육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운영하는 엔지니어링아카데미에서 전자제품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가르치는 이유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친다’는 취지에서다.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에 세운 삼성아마존 학교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들이 교육을 받아 취직하거나 대학에 진학한다면 대대로 화전(火田)과 벌목으로 생계를 잇던 가난의 굴레에서 탈출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아마존 밀림도 지킬 수 있다.

건설 자회사를 거느린 기업들은 오지에 인프라를 건설해주기도 한다. 포스코베트남 법인은 현지의 가난한 마을과 자매결연을 해 마을을 새로 건설해줬다. 해수담수화설비를 만드는 두산중공업은 식수가 부족한 베트남 안빈 섬에 해수담수화설비를 지어 수돗물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사회공헌을 오지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STX다롄은 국내 관현악단인 경남필하모닉과 손잡고 중국 현지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후원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다룬 책 ‘책임 혁명’의 저자 제프리 홀렌더 씨는 최근 외교통상부가 주최한 CSR 국제포럼에서 “최근 7년간 미국에서 CSR의 중요성을 알고 지속가능성을 우선으로 경영한 회사들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주가지수보다 16% 앞섰다”며 “이런 기업들은 소비자와 직원의 만족감이 높고 대외적으로 회사 평판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기업#C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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