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내년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할수도”

  • 동아일보

세계 교역량 급감 직격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6개 분기 연속 0%대를 기록한 가운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올해보다는 내년이 나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4분기(10∼12월)에는 연말 수출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횡보세를 이어가겠지만 이후 세계 경제가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1분기(1∼3월)에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재준 KDI 동향전망팀장도 “유로존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국제금융시장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교역량 감소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교역량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2010년(22.1%)이나 지난해(19.7%)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가장 큰 악재다.

교역량 감소 여파로 국내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분기 3%(1348억 달러)에서 △2분기 ―1.7%(1402억 달러) △3분기 ―5.6%(1333억 달러)로 떨어졌다. 제조업 생산이 급격히 위축돼 설비투자도 △2분기 ―7% △3분기 ―3.5%로 각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중국의 성장률 둔화나 미국 ‘재정절벽’ 우려 가속화 등과 같은 대외변수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한국#마이너스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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