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폴란드 성장기지 그단스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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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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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는 컨테이너 하역 작업… 민주화 중심서 ‘동구의 허브’로

8월 31일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 시의 심해컨테이너터미널(DCT)에 정박해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메르스크 EU뱅크’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한창이다. 그단스크는 DCT 확장을 통해 동구권 물류 중심지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그단스크=주애진 기자 jaj@donga.com
8월 31일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 시의 심해컨테이너터미널(DCT)에 정박해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메르스크 EU뱅크’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한창이다. 그단스크는 DCT 확장을 통해 동구권 물류 중심지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그단스크=주애진 기자 jaj@donga.com
8월 31일 폴란드 북부 항구도시 그단스크의 심해컨테이너터미널(DCT). 빗방울이 떨어지는 흐린 날씨에도 화물선에서 대형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작업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폴란드가 발트 해로 진출하는 중요 통로인 그단스크의 DCT에는 세계 각지에서 도착한 화물이 폴란드는 물론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체코 등으로 운반된다.

폴란드 투자청의 초청으로 방문한 그단스크는 7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동구의 허브로 부상하는 꿈을 꾸고 있었다. DCT의 필리프 하옝츠키 브랜드 스페셜리스트는 “현재 연간 1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선 한 개 용량)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지만 처리 물량이 급증해 2015년까지 터미널을 확장해 연간 250만 TEU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폴란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조선업의 중심지였던 그단스크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수한 노동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이용하도록 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분야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BPO란 구매 인사 제품개발 등 회사 업무 처리의 전 과정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 방식이다. 마르친 파레니치크 포모제 도(道) 지역투자청 부청장은 “그단스크 등이 속한 포모제 도에 35개의 BPO 회사가 있고 1만3000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단스크 소포트 그디니아 등 북부 3개 도시의 28개 대학에 다니는 10만5000여 명이 풍부한 노동력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단스크의 변신은 1989년 공산주의 정권 붕괴 이후 변화하고 있는 폴란드를 일부만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화 이후 시장경제 도입 등 개혁개방에 앞장선 폴란드는 지난해 4.3%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1.5% 성장에 그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평균 성장률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스와보미르 마이만 폴란드 투자청장은 “올해도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란드의 성장에는 2004년 5월 EU에 가입한 이후 받은 자금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발데마르 파블라크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폴란드는 EU에 가입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총 700억 유로 규모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를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투자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EU 지원으로 인한 효과는 경제 성장의 최소 0.8%에서 최대 2.5%에 이른다”고 말했다.

폴란드 전역에 위치한 14개의 ‘경제특구’가 활성화하고 있는데도 이곳에 대한 EU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외국기업 투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특구에 투자한 기업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 용지를 제공하고 법인세 등을 면제한다. “특구 지원에 필요한 재원의 상당 부분이 EU의 지원에 따른 것”이라고 파블라크 부총리는 설명했다.

폴란드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하는 데는 정치적 안정도 크게 작용했다. 박봉석 KOTRA 바르샤바 무역관장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여당 시민강령당(PO)이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며 “정부가 그동안 재정 건전성 확대를 위해 추진해 온 연금법 개정, 세수 확대, 정부부채 감축 등의 개혁정책을 안정적으로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으며 외국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다”고 말했다.

그단스크=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폴란드#그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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