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최고시속 305km! 어지간한 운전실력으론 못 달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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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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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뉴 M6’

BMW ‘뉴 M6’가 스페인 말라가의 아스카리 레이스 리조트 트랙 위를 달리고 있다. M6의 호쾌한 질주는 운전자의 중추신경에 아찔함과 흥분을 전했다. BMW 제공
BMW ‘뉴 M6’가 스페인 말라가의 아스카리 레이스 리조트 트랙 위를 달리고 있다. M6의 호쾌한 질주는 운전자의 중추신경에 아찔함과 흥분을 전했다. BMW 제공
잠시 눈을 감고 즐거운 상상에 빠져보자. 장소는 서유럽의 광활한 레이싱 트랙. 당신이 달리는 길을 막아설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곳을 마음껏 달릴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차를 타는 게 좋을까.

BMW는 지난달 25일 고성능 쿠페 ‘뉴 M6’의 유럽 출시를 맞아 스페인 남부 말라가의 사설 레이싱 트랙인 아스카리(Ascari) 레이스 리조트에서 이 차의 시승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에 늘어선 수십 대의 M6는 장관을 이루며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아스카리 레이스 리조트는 스페인 최장(最長)인 길이 5.425km의 트랙을 자랑한다. 코너링 구간만 좌·우회전 각각 13개씩 총 26개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당신의 꿈을 현실로 초대한다’는 슬로건을 건 이 트랙에서 뉴 M6를 타고 달렸다. 그것도 운전자의 담력을 최대한 짜내면서.

○ ‘시속 250km도 가뿐’ 폭발적인 성능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시속 220km까지 올리며 한껏 기분을 내고 있을 찰나, 눈앞에서 푸른색 깃발이 올라갔다. 트랙에서 푸른색 깃발은 ‘뒤에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차가 있으니 자리를 비켜줄 것’을 뜻하는 표시다. 지금보다 빨리 달리는 차가 있단 말인가. 설마 하며 룸미러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또 다른 M6가 뒤에서 질풍 같은 속도로 달려오더니 빠르게 스쳐간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순간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가속페달을 좀 더 깊숙이 밟았다. 차는 가볍게 시속 250km까지 속도를 올리고도 여유가 있었다. 마치 말을 걸어오는 듯 느껴졌다. ‘뭐야, 이 정도밖에 못 밟겠어?’ 괘씸해도 별 수가 없다. 다가오는 커브구간에 얌전히 속도를 줄이는 수밖에. 이 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305km(M 드라이버스 패키지 기준)다. 이어진 U자 형태로 급하게 꺾이는 커브길. 270도의 예리한 각도를 향해 차의 코끝을 들이밀었다. 차는 마치 뒤에서 허리를 꽉 잡아주는 듯한 안정감으로 코스를 돌아 나갔다. ‘너무 속도를 낸 게 아닐까’ 하는 순간의 불안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짜릿함이 찾아들었다. 무의식 중에 내지른 탄성이 차 안에 울렸다.

트랙 위에 울려 퍼지는 560마력 4.4L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의 우렁찬 소리. 차 전면부의 거대한 공기흡입구는 스페인의 대기를 거침없이 빨아들여 엔진을 폭발시켰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수동의 장점과 자동의 편리함을 합친 변속기)는 운전자의 의지를 고스란히 차체에 전하며 엔진의 회전수를 자유자재로 조율했다.

조금씩 트랙에 익숙해지며 운전의 즐거움에 빠져 있던 중 주행 종료를 알리는 체커기가 올라갔다. 총 10바퀴의 주행. 자동차로 즐길 수 있는 지상 최대의 유희는 여기까지였다.

○ 진정한 ‘M마니아’를 위한 모델

M6는 ‘틈새 모델 사이의 틈새 모델’이다. 이 차의 기반인 6시리즈는 준대형세단인 5시리즈와 플랫폼(차체 뼈대)을 공유해 차체 형태를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지붕개폐형)로 만든 차다. 여기에 BMW의 고성능 개발부서인 ‘M Gmbh’의 기술력을 덧입혀 고성능을 추구한 차가 M6다.

어지간한 운전 실력으로는 이 차의 성능을 100% 뽑아내기가 벅찰 것으로 보였다. 가격대도 만만하지 않다. 유럽 기준으로 M6 쿠페 기본형이 12만3600유로(약 1억7300만 원), 컨버터블은 13만1000유로(약 1억8400만 원)부터 시작되며 편의장치의 선택에 따라 금액은 더욱 높아진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0.1km(유럽 기준)로 고성능차 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M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레이스 경주에서나 볼 수 있는 고성능차를 일반 도로에서도 달리게 한다는 점이다. M Gmbh의 개발총괄인 알베르트 비어만 부사장은 “M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알파벳”이라고 이 차를 소개했다. M6는 이르면 연내 한국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말라가=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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