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조 시장가치 아몰레드 중국-대만으로 기술 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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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협력업체 직원들 TV패널 회로도 촬영해 유출

세계 TV 시장을 주도할 삼성과 LG의 핵심기술이 해외에 유출됐다. 이 기술이 후발 기업인 중국과 대만의 경쟁업체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어 이로 인한 경제손실은 천문학적인 액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김영종)는 27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LGD)가 보유한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핵심기술을 외국에 빼돌린 혐의(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SMD와 LGD의 협력업체인 오보텍코리아㈜ 김모 차장(36)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이들의 상사인 이모 부장(43)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오보텍코리아를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평판디스플레이 패널 검사장비 납품업체인 오보텍은 지난해 11월 한국법인인 오보텍코리아에 ‘고객사 정보와 이슈를 수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오보텍코리아는 SMD와 LGD 공장에 수시로 출입해 접근이 쉬운 현장관리 담당자를 통해 자료를 빼내기로 했다. 김 씨 등은 SMD, LGD 공장 내부에 설치된 검사장비에 딸린 카메라를 이용해 55인치 TV용 아몰레드 패널 회로도 등을 촬영한 뒤 몰래 소지한 카드형 휴대용 저장장치(USB)에 옮겨 가지고 나오는 수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경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기술을 빼냈다. 빼돌린 기술은 본사와 중국, 대만지사로 보냈다.

유출된 기술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삼성과 LG의 55인치 TV용 대형 아몰레드 패널을 만드는 회로도 등으로 두 업체의 극비 자료이자 국가 핵심기술이다.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중소형 기기에만 쓰이는 아몰레드 패널이 대형 TV로 생산되면 시장가치는 9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개발 투자비만 삼성이 1조3800억 원, LG가 1조270억 원을 투입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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