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커피믹스 1등’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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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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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年 50억개 생산 전용공장 건설… “점유율 50%로 높이겠다”


‘우유를 넣은 커피’로 커피믹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전남 나주시에 커피믹스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11일 발표했다. 남양유업은 이번 공장 건설을 통해 커피믹스 시장 1등을 차지하기 위해 동서식품과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커피믹스 50억 개 생산능력

남양유업은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 1800억 원을 들여 최신식 설비를 갖춘 커피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공장 용지 10만5600m²에 들어서는 2만6400m² 규모의 커피공장은 내년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7200t의 커피믹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예정인데 이는 커피믹스 50억 봉지에 해당한다.

남양유업은 “나주공장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50%를 예상하고 설계한 것”이라며 앞으로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한층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시장조사 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남양유업의 시장점유율은 12.5%다. 남양유업의 계획대로라면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4배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장점유율 79.7%로 압도적 1위인 동서식품의 시장을 어떻게든 빼앗아야 하는 것이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기존 커피회사는 매년 수백억 원의 로열티를 미국에 지불할 수밖에 없었으나 우리는 단 한 푼의 로열티도 지급하지 않는다”며 “이 비용을 아껴 국내에 재투자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커피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제너럴푸즈사와 기술 도입 및 합작 계약을 맺고 있는 동서식품을 겨냥해 자신들이 순수 토종 커피기업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동서식품 측은 이 같은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남양유업이 ‘우유 넣은 커피’ 논란만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커피믹스 시장 경쟁 ‘후끈’

남양유업이 유럽의 재정위기로 불황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커피사업에 ‘다 걸기’를 선언한 것은, 커피믹스 시장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기기도 힘든 반면 커피믹스는 마진율이 두 자릿수에 달할 정도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2009년까지는 8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온 동서식품과 15%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한 네슬레가 사이좋게 양분해 왔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네슬레의 시장점유율은 5%대(4월 말 현재 5.5%)로 추락했고, 동서식품도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이 75%까지 밀리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주 원두를 갈아 넣은 스틱커피 제품인 ‘칸타타 마일드골드’와 ‘칸타타 리치골드’를 내놓으면서 고급 원두커피 믹스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그간 커피믹스 시장에서는 유독 존재감이 약했던 롯데칠성음료마저 전열을 재정비함에 따라 ‘커피전쟁’은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급 원두커피 믹스는 지난해 동서식품이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KANU)’를 내놓으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남양유업#커피믹스#시장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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