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3호 발사…대전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

한국의 세 번째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가 18일 발사에 성공했다. 아리랑 3호는 이날 오전 1시 39분 일본 규슈 남단 가고시마(鹿兒島) 현의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일본의 'H-IIA 로켓'에 실려 올라갔다.

아리랑 3호는 발사 16분 뒤인 오전 1시 55분 3초경 당초 예정대로 로켓에서 분리돼 지구 상공 676.35㎞ 지점에 도착했다. 이후 오전 3시 18분 09초에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정보연구센터 지상국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항우연은 아리랑 3호가 이후 목표 궤도인 685㎞에 안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승용차 대형인지 소형인지까지 구분

아리랑 3호는 우리나라에 서브미터급(해상도 1m 이하) 위성 시대를 열게 됐다. 현재 군사용이 아닌 민간 지구관측 위성으로 서브미터급 위성을 운용하는 나라는 이스라엘(80㎝급), 미국(50㎝급), 유럽(50㎝급) 세 나라에 불과하다. 아리랑 3호에는 해상도 70㎝급의 광학카메라가 달려 있어 한국은 세계 4번째로 서브미터급 위성 운용국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해상도 70㎝급 광학카메라는 지상의 가로세로 각 70㎝짜리 사물을 한 점으로 인식할 수 있다. 2006년 발사된 아리랑 2호는 해상도 1m급의 광학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아리랑 2호와 비교하면 같은 면적을 더 정밀하게 볼 수 있다. 아리랑 2호가 트럭인지 승용차인지 차량의 종류를 구분하는 수준이었다면 아리랑 3호는 승용차가 대형인지 소형인지 구분할 수 있다.

아리랑 3호는 앞으로 4년간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 돌며 지상을 디지털 영상으로 촬영해 재난 재해 감시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최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실용위성3호 사업단장은 "2006년 쏘아올린 기존의 아리랑 2호는 오전 시간대(10시 50분 전후)에, 아리랑 3호는 오후 시간대(1시 30분 전후)에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게 해 한반도 주변의 관측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우연은 올해 하반기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아리랑 5호'까지 발사되면 24시간 지구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리랑 5호는 위성에 달린 안테나로 지상에 전파를 쏜 뒤 물체에 반사돼 되돌아오는 전파 신호를 다시 영상으로 만드는 방식이어서 야간이나 흐린 날에도 관측이 가능하다. 한반도 촬영 빈도는 하루 0.75회에서 3.5회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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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 3호'는 일본의 첫 외국 손님

일본 언론은 이번 아리랑 3호 발사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는 2001년부터 H-IIA 로켓을 이용해 총 20회 발사를 진행했지만 자국 로켓에 외국의 민간 위성을 실어 올린 것은 아리랑 3호가 처음이다.

H-IIA 로켓을 제작한 미쓰비시중공업 고바야시 다카시 항공우주사업본부장은 발사 이틀 전 한국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아리랑 3호는 H-IIA 로켓으로 발사되는 첫 번째 외국 위성인 만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면서 "이번 발사는 한일 양국의 국제 공동 팀의 발사이며 (아리랑 3호 발사를 계기로) 양국의 단결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네가시마 지역 신문과 TV 등은 아리랑 3호 취재차 우주센터를 찾은 한국 취재진을 인터뷰해 발사 하루 전부터 여러 차례 뉴스를 내보냈다. 우주센터로 향하는 길목에는 '아리랑 3호 발사가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한글 문구가 인쇄된 플래카드와 한일 양국 국기가 걸려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번 발사에는 아리랑 3호 외에 일본의 지구 관측 위성인 '시주쿠(SHIZUKU)'와 작은 실험위성 2기 등 총 4기가 실렸다.

다네가시마=이현경 동아사이언스기자 uneasy75@donga.com